[시사칼럼] 대한민국이여 므비보셋과 우리야 장군 같은 심정으로 일어서라!

김현태 선교사(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울의 손자 므비보셋이 내려와 왕을 맞으니 그는 왕이 떠난 날부터 평안히 돌아오는 날까지 그의 발을 맵시 내지 아니하며 그의 수염을 깍지 아니하며 옷을 빨지 아니 하였더라(삼하 19:24)”

“언약궤와 이스라엘과 유다가 야영 중에 있고 내 주 요압과 내 왕의 부하들이 바깥들에 진 치고 있거늘 내가 어찌 내 집으로 가서 먹고 마시고 내 처와 같이 자리이까(삼하 11:11)”

이 유명한 성경구절은 다윗의 신하 므비보셋과 우리야의 인간미(Humanity) 넘치는 고백이다.

다윗(David B,C 1040~ 970)은 초대 왕 사울(Saul)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제2대 왕으로 등극하여 통일 왕국 융성기의 기틀을 놓고 오고 오는 세대에 전무후무한 왕으로 그 치세와 업적이 길이길이 기념되고 있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역사를 보면 그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은 왕이 또 어디 있을까.

그의 명성에 버금가는 화려함 뒤에는 정말 숨기고 싶은 누추함과 초라함이 동시에 얼룩져있고 배반과 역모 등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도 수없이 많았었지만 주변에 목숨을 내 놓은 충신들도 많았었다.

그러면 과연 그의 70인생 여정에서 무엇이 최대의 위기였으며 무엇이 그를 가장 힘들게 하였을까? 본인은 주저 없이 아들 압살롬의 반역을 꼽고 싶다. 물론 주군 사울왕의 칼을 피해 처절한 도망자의 시절도 있었고 왕이 된 후 밧세바와 간음죄를 짓고 나서 충신 우리야 장군의 살인 교사죄까지 저지르고 하나님께 버림받을 위기도 있었지만….

사랑하는 아들의 반역으로 맨발로 허겁지겁 울면서 망명길에 오르는 애비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어디 그 뿐인가? 아히도벨 같은 충신들의 배신과 설상가상 아비새의 말대로 죽은 개 같은 시므이가 돌을 던지며 이렇게 자신을 저주한다. “피를 흘린 자여 사악한 자여 가거라 가거라. 사울의 족속의 모든 피를 여호와께서 네게로 돌리셨도다. 그를 이어서 네가 왕이 되었으나 여호와께서 나라를 네 아들 압살롬의 손에 넘기셨도다. 보라 너는 피를 흘린 자이므로 화를 자초 하였느니라(삼하 16:7~8)” 아무리 하루아침에 탄핵당하여 망명자의 신세에 오르긴 했으나 천하를 호령하던 대왕 다윗이 민초의 입에서 나온 이런 저주의 말을 소화시키기란 여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다시 복권하였을 때 조건부 사면을 한 것을 보면 그때의 심정이 어떠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정도 봐 줄만하고 견딜 만하다. 후에 다윗은 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압살롬이 온 이스라엘 무리의 눈앞에서 그 아버지의 후궁들과 더불어 동침하니라(삼하 16:22)” 왕궁에 남겨 둔 열 명의 후궁들이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아들과 동침했다는 소리를 망명길에서 들었을 때 다윗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역지사지(易地思之), 우리가 아무리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봐도 다윗의 심정을 이해하고 헤아리기란 불가능하다.

지금의 박근혜 전 대통령 심정이 아마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누가 감히 이분의 기분을 이해하고 심령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태극 물결이 아무리 인산인해를 이루고 변호인들이 완벽한 변호를 한들 그것이 이제 와서 얼마나 힘이 되고 위로가 될까? 누가 그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을까? 그가 저지른 죄 값이라고 단정 짓기엔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무릇 지나가는 자여 너희에게는 관계가 없는가? 나의 고통과 같은 고통이 있는가 볼지어다(애1:12)”

12월 9일 이후 탄핵 정국 동안 므비보셋과 우리야 장군의 고백처럼 본인도 애국 선교사라 자칭하면서 멀리서나마 태극기 물결을 응원하며 조작언론 편파 방송에 분노하며 탄핵 각하·기각을 위해 그리고 조국의 안정을 위해 나름대로 힘을 다했고 간절히 눈물로 기도도 했었다.

“사울의 손자 므비보셋이 내려와 왕을 맞으니 그는 왕이 떠난 날부터 평안히 돌아오는 날까지 그의 발을 맵시 내지 아니하며 그의 수염을 깍지 아니하며 옷을 빨지 아니 하였더라(삼하 19:24)”

대통령은 직무정지가 되었고, 고국의 상황은 국론이 분열되고 총성 없는 내전을 방불케 하는 극한의 대치 정국을 보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선교사 본연의 일에 충실할 것을 다짐하며 일체의 오락이나 여가를 중단하고 간소한 기본적인 것만 먹고 흑인촌 교회에서 새우잠으로 거실에서는 담요 한 장으로 거의 두 달을 잠을 설치며 새벽에 글을 쓰기도 하고 자료들을 카톡에 올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보냈다.

조국에서도 각자의 상황과 바람은 달랐지만 국민들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져서 엄동설한에 따뜻한 아랫목을 뒤로하고 눈보라 치는 거리로 나와서 탄핵기각, 인용을 외쳤다. 이 분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나왔겠는가? 정도는 다르지만 조국을 풍전등화에서 건져보겠다는 애국 충정이 국민들의 등을 떠밀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태극기를 흔들며 평안한 삶을 거부한 수백만 국민들의 마음이 충정어린 므비보셋과 우리야 장군 같았으리라 생각된다.

족보를 더듬어 보면 므비보셋은 다윗의 절친 요나단의 아들이며 사울왕의 손자로서 그는 어린 시절 불구가 되었다. 다윗은 요나단과의 옛 우정을 생각하여 이스라엘의 왕이 된 뒤 므비보셋을 거두어 주었다. 그가 왕의 상에서 먹고 마시며 누린 은혜를 갚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그 것 뿐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망명길에 따라 갈 수 없는 불구인 그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환난당한 주군에 대한 동정과 의리에서 나온 동참, 왕에 대한 최상의 존경의 표시가 자신을 가꾸거나 돌보지 아니함과 쾌락과 진미를 탐하지 아니하는 것이었으리라.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도 우리나라와 역사를 함께한 비극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우리의 국모 어머니(육영수)를 흉탄에 잃었고 대통령(박정희) 아버지마저 신하의 손에 서거했다. 굳이 복잡한 가정사를 일일이 다 열거하지 않더라도 그의 인생 굴곡이 어떠함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런 소설 같은 질곡의 인생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역경을 딛고 오뚝이처럼 일어서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지만…, 건국 이후 첫 탄핵 대통령이 된 지금이 아마 인생에서 가장 위기이며 최고로 힘들 때가 아닐까 싶다.

박대통령 본인도 본인이지만 지금 국가도 국민도 위기이며 모두가 힘든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탄핵인용 후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쪽에선 사람이 머리가 부서져 죽어나가고 한쪽에서 탄핵 축하 잔치가 열였다. 한쪽에서 통곡과 신음이 터져 나오는데 한 쪽에선 춤과 노래 술 파티가 절정을 이룬다. 한 술 더 떠서 이제는 대통령을 소환하여 구속시켜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본인을 슬프게 만드는 건 선교사들의 페이스 북에 올라온 글귀들이다. 박대통령 탄핵 되는 날 온 가족이 축하 닭 파티를 했단다. 이제 남은 것은 구속을 향해가는 것이란다. 여기에 좋아요 댓글이 50여개가 달렸다. 좋아요 라며 댓글을 단 자들도 분명 불신자들은 아닐 텐데, 이 분들은 대통령과 무슨 철천지원수를 졌기에 이토록 좋아하며 분노하는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탄핵 파면이 축제의 잔치가 되는 나라…, 누구 말대로 이게 나라냐? 소리가 절로 나온다.

또한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동조하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향해 정의를 외면하고 불의에 동조하는 세력으로 몰아가며 전도에 장애가 된다고 하는 선교사들이 있다. 참으로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아니 그러면 내가 지금까지 불의에 동조하고 불의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었단 말인가? 나뿐만 아니라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온 수백만 국민들도 다 정의를 외면한 불의의 사람들이란 말인가?

분명 권성동 국회 단핵소추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이후 인터뷰에서 이제는 국민 대화합을 위해 힘쓰겠다고 하였다. 그러면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국민 대통합을 위해 지금까지 한 것이 무엇인가?

이미 뱅모 박성현 주필이 구속되었고, 언론은 여론조사 70% 이상이 대통령 구속해야 한다고 살살 불을 지피고 검찰은 소환 날짜를 통보해 놓고 구속을 으름장 놓듯 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국민 대통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한쪽에서 통곡하고 아파하는 국민들을 어루만지는 최선의 길이란 말인가?

정치권에서는 누구하나 대통령에게 이정도 했으니 대통령 사면하자고 하는 사람 하나도 없고 도리어 승복하라고 윽박지르고 있으니…, 제 발로 감옥에 가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정도면 우리나라가 해도 해도 너무하고 나가도 너무 나가지 않았나 싶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 언론은 이와 반대로 흥정은 말리고 싸움은 붙이고 있다. 어떻게 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지역(동네) 주민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파면을 시킬 수 있는가? 대한민국 최고의 헌법의 보류 헌재의 허접한 판결이 법에 문외한인 내게도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개인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의, 거짓 언론, 선동정치가 부른 자업자득이다. 과연 무엇이 진실이며 어디가 싸움의 끝일까?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란 말이 있다. 사람이 할 도리를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말이다. 혹자는 혹 인본주의라 할지도 모르겠으나 아프리카 선교지 환경이 나를 이렇게 몰아갔다.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우리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다고 한탄하며 하나님을 원망하고 주저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바른 것을 굽게 하면서, 틀린 것을 옳다 하면서, 내가 불의와 타협하면서, 중간에서 기회나 보고 있으면서 하나님 보고 바로 잡아 달라고 도와 달라고 잘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우를 범하지 것이며 죄악이다.

본인은 선교사로서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었다. “나는 지금 잘 하고 있는가?”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좀 잘 한다고 하면 스스로 우쭐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제 이렇게 질문을 바꾸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을 우리 대한민국 온 국민들이 던져 보아야 한다.

이런 조국의 암울한 시기에 우리야 장군의 충정어린 고백이 가슴 뭉클하게 하며 안일무사에 빠져있는 우리 모두에게 신선한 도전을 준다. 다윗 왕이 이 우직스런 고백을 듣고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언약궤와 이스라엘과 유다가 야영 중에 있고 내 주 요압과 내 왕의 부하들이 바깥들에 진 치고 있거늘 내가 어찌 내 집으로 가서 먹고 마시고 내 처와 같이 자리이까 내가 이 일을 행하지 아니하기로 왕의 살아 계심과 왕의 혼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 하나이다(삼하 11:11)”

바라기는 이번에 박대통령과 그 가족 그리고 주변 분들이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영접하는 축복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위기를 주님 붙잡고 극복하여 훗날에 온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의 역사를 간증하는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하며 그날이 오기를 기도드린다.

또한 내 조국 대한민국 동방예의지국, 백의의 단일민족의 신앙(Faith)과 양심(Conscious), 인간미(Humanity)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본다. 언제까지 잔인함과 무정함과 원통함을 풀지 않으며 자신의 목소리만 옳다 주장하며 나라를 온통 분열과 대립, 파국으로 치닫게 하려는지? 양식 있는 애국 국민들은 예의 주시하며 지켜볼 것이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하루 빨리 안정되고 통일된 조국을 이룰 때까지, 우리 주님이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 므비보셋과 우리야와 같은 충성스런 종들이 되어 하나님의 보시기에 합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각자 맡겨진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나라를 살리는 일에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너희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이라” (신31:6)

아멘!

17일 03월 2017년 남아공 김현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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