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첫 방문한 뉴욕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의 계획된 일정은 LA선교대회를 마치고 나서 켄쿤 수련회 후에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가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미국은 여러 차례 왔었지만 뉴욕방문은 이번이 처음 이었기에 몹시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 뉴욕 방문은 뉴욕에 살고 있는 내가 ‘뉴욕언니’라고 부르는 이 목사님의 초대로 가게 된 것이다. 또한 뉴욕은 나의 ‘선교문학’이 칼럼으로 실리고 있는 기독뉴스와 CBSN 방송국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엘에이에서 두 개의 선교대회를 마치고 여성 선교사들만의 모임인 ‘칸쿤 선교 컨퍼런스’를 참석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내가 며칠만 있으면 뉴욕으로 가게 되어 있는 상황인데, 나를 뉴욕으로 초청한 이 목사님이 카톡을 보내 왔다.

“동생! 어머니가 돌아 가셨어. 그래서 언니가 내일 한국으로 나가야 한다. 어쩌면 좋지? 여기 와서 동생이 22일까지 스케줄은 잡혀 있고 그 다음 뉴욕 투어는 혼자 해야 될 것 같아. 시간될 때 통화 하자.”

나는 순간 멍해졌다. “아… 어떻게 하지? 나를 초대한 분이 없으면 처음 가는 뉴욕에서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음 순간 침착하게 답장을 보내 드렸다. “언니는 한국으로 가셔야죠. 저는 뉴욕으로 가고요.”

아무튼 이미 항공권이 다 예약되어 있었으므로 칸쿤 팀들과 헤어져서 나는 혼자서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기독뉴스와 CBSN방송국의 사장인 문 목사님이 이 목사님을 대신해서 케네디 공항으로 나를 픽업하기 위해서 나왔다.

일단 배가 고팠으므로 밥부터 먹고 싶었다. 칸쿤공항에서 뉴욕공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는 점심을 주지 않아 몹시 시장했다. 이미 예약해 두었던 ‘뉴욕 선교사의 집’에 짐을 가져다 놓고 문 목사님과 함께 청국장을 먹으러 갔다.

마침 ‘뉴욕선교사의 집’은 한인타운 안에 있었다. 그래서 한식당을 찾아서 한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침식사로 공항에서 커피 한잔에 파이 한개를 먹고 오후 4시가 넘도록 쫄쫄 굶었으니 청국장 백반이 얼마나 꿀맛이든지….

밥을 먹고 문 목사님의 CBSN방송국으로 갔다. 그런데 나를 위한 일정은 토요일과 주일로 잡혀 있어서 금요일이 시간이 비어 있었다. 나는 문 목사님과 상의하여 맨해튼 일일 관광을 예약했다.

이튿날 코리아타운이 있는 플러싱에서 택시를 타고 맨해튼에 가니 이층 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리시버를 꽂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맨해튼 시티를 돌아보았다.

맨해튼 중심가를 버스가 지나면서 가이드가 설명을 한다. 리시버가 끊겼다 들렸다 하는 가운데서도 타임스퀘어를 지나고 유엔빌딩을 지나면서 38층에 반기문 사무총장 집무실이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그 외에도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씌여진 그리니치 빌리지 앞도 지났고 특이 하게도 창문이 하나도 없는 29층 빌딩도 지나갔다. 그중에서도 트리니티 성당의 세인트폴 채플의 이야기는 아주 은혜로웠다.

그 이야기는 월드 트레이드 빌딩이 무너졌을 때의 이야기이다. 맨해튼의 초고층 쌍둥이 빌딩인 110층짜리 월드트레이드빌딩이 2001년 9월 11일 테러사건으로 무너져 붕괴 되었다. 그때 주변에 있던 건물들도 많이 파손 되었다.

그런데 트리니티 성당의 세인트 폴 채플역시 월드 트레이드 빌딩 주변에 있었지만, 세인트 폴 채플은 유리창 하나 손상되지 않고 보전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인트폴 채플을 두고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건물 이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그 다음은 배를 타고 허드슨 강으로 나갔다. 배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과 맨해튼을 바라보니 바로 관광카드에 나오던 멋진 건물의 조합인 맨해튼과 자유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의 모습을 나도 사진으로 찍어볼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다.

그런데 재미있었던 것은 맨해튼을 배경으로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는 나를 보고 어떤 미국 남자가 일부러 포즈를 취하고 함께 찍혀놓고는 나에게 “땡큐~ 땡큐~”라고 한다. 그리고 그 미국 남자의 부인과 딸도 함께 박장대소를 하며 웃는다.

미국 사람들의 넉넉한 유머감각을 느끼게 해 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다음엔 마지막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올라갔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86층까지 1분이 조금 더 걸린 듯 싶다. 한 층을 3초도 채 못 걸려 올라간 것 같으니 말이다.

맨해튼과 뉴욕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웅장한 광경을 여러 차례 사진에 담았다. 이렇게 맨해튼 일일관광을 마치고 선교관이 있는 플러싱으로 돌아오려는데 뉴욕도 서울처럼 길이 심하게 막혔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무언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왔다. 드디어 뉴욕을 보았다는 만족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직도 남아 있는 일정에 센트럴 파크 공원도 가보고 세계 4대 박물관중 하나인 메트로폴리탄박물관도 갈 예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번 뉴욕방문은 정말 베리 굿(very good) 이다.

글/ 사진: 나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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