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건국 70주년을 아스팔트에서

오늘이 제일 더운 날씨라고 한다. 낮 최고 온도가 37-38도라니 말이다. 그러나 오늘은 광복 73주년을 맞은 날이며, 건국 70주년이 된 우리나라의 소중한 나라생일이며 기념일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정부에서 나라생일 기념행사를 안한다는 것이다. 지난 70년간 국민들은 나라 생일날인 건국절을 1948년 8월 15일로 알고 기념하면서 기려 왔었다.

그런데 왜 유독 이번 정부가 들어서자 갑자기 나라생일을 1919년 4월 11일 상해임시 망명정부가 건립된 날로 바꾸어야 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무슨 의도가 있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누군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할 때 거기엔 분명히 의도된 무엇인가가 있게 마련이다. 왜 굳이 자유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것을 부정 하려고 하는 것일까? 만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말이다.

1948년 8월 15일은 정부수립만 된 날이라는 대통령의 발표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전국민을 상대로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백주대낮에 어떻게 저런 발표를 할 수 있는 것일까?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가 형성 되려면 3요소가 있어야 한다. 바로 영토, 국민, 정부이다. 이 세 가지가 구비되어 있어야 비로소 국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토가 없었던 상해임시정부를 보고 어떻게 건국을 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또 상해임시 정부를 세우고 지원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재외동포였다는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국토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은 아니었다. 재외동포들이 나라 잃은 안타까움을 상해 임시정부를 세우고 지원함으로써 미래의 독립된 국가를 꿈꾸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1948년 8월 15일이야말로 상해임시정부를 세우고 지원했던 재외동포들의 꿈이 이루어진 날이다. 드디어 국토와 국민과 정부(주권)수립을 함으로서 국가성립의 요소를 다 채워서 정식으로 건국 되었던 것이다.

임시정부는 말 그대로 임시정부이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는 크게 세 시대로 나눌 수 있다. 즉 상하이시대(1919-32)와 이동시대(1932-40), 충칭시대(1940-45)로 구분된다. 어쨌든 국토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있었던 우리나라는 정부를 제나라 제 땅에 세울 수 없었다.

그래서 미래의 독립국가를 꿈꾸며 임시정부를 만들고 이끌어온 선조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1948년 8월 15일 드디어 국가의 모든 요건을 갖추고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대한민국이 건국된 것이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어떤 남녀가 약혼을 하였다고 하자 약혼식은 물론 미래의 한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약속을 한 예식이니 귀하고 의미 있고 소중한 날이다. 그런데 약혼자가 아프거나 외국에 갔거나 어떤 사정이 생겨서 약혼기간이 그만 길어졌다.

그래서 약혼한 지 10년 후에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면 이 부부의 결혼기념일은 언제인가? 약혼했던 날을 결혼기념일이라고 해야 하는가?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기 시작한 날을 결혼 기념일이라고 해야 하는가?

당연히 상식이 있는 모든 사람의 대답은 결혼을 한 날부터 결혼한 것으로 간주한다. 1910년 나라가 아예 없어졌던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10-1947년 까지는 미래의 독립국가를 꿈꾸며 임시정부를 세웠으나 엄연히 국가는 아직 아니었다. 이것을 혹 약혼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이후 미국에게 원자탄을 맞은 일본이 항복하면서 우리나라를 식민지에서 놓아 주었다. 그리하여 국토를 되찾고(광복절: 1945년 8월 15일) 나서야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정부에 의해 정부가 수립되고 드디어 자유 민주주의국가인 대한민국으로 건국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그동안 국민들이 팩트로 알아온 모든 진실을 뒤집는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신뢰를 보낼 수 있을까? 국민들은 아마도 그렇기에 섭씨 37도의 폭염을 참아내며 뜨거운 아스팔트위로, 광화문으로 그리고 서울역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숨이 턱턱 막히는 아스팔트를 행진하면서도 사람들은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비장한 각오로 거리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잘 지켜지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만이 도시의 폭염에도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었다.

나는 8.15 건국절 태극기 집회 참석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자동차를 개화역 환승센터에 세워 두고 갔었는데 웬일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결국 견인차를 불러서 자동차 공업사에 자동차를 가져다 놓고 늦게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이렇게 피곤한 건국절은 생전 처음 이었던 것 같다. 18년이나 된 노후 된 자동차가 시동이 안 걸려서 피곤했다기 보다는 나라 걱정에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그래도 나는 희망을 가져 본다. 내년 8.15 광복절과 건국절엔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와 염원이 있기에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내 조국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하여 선진대국으로 발전하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이 여러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 이것은 영원히 망하지도 아니할 것이요 그 국권이 다른 백성에게로 돌아가지도 아니할 것이요 도리어 이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키고 영원히 설 것이라(단 2:44)”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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