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3.1운동과 민족정기

며칠 후면 3.1운동 100주년이다. 그 100년 동안 우리 민족의 민족정기는 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활활 타올랐었다. 김구의 끊임없는 무력 항일투쟁과 이승만의 치열한 외교 노력으로 유엔에서 한반도에 독립국가를 세우기로 결의하게 되었다. 이스라엘과 더불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가 건국을 결의한 유일한 두 나라가 되었다.

6.25를 거치는 폐허 속에서도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일념으로 박정희의 지도 아래 반세기만에 꼴찌에서 세계 10위권 국가를 일구었다. 민족정기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 100년이 되도록 3.1운동을 기림도 이런 민족정기가 숭고하기 때문이다.

이런 민족정기는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선언만으로 고양되지 않았다. 당시 대다수 백성들은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를 알지도 못했다. 누군가 분명 민족정기를 일깨운 지도자가 있었다.

이승만은 천도교 손병희에게 밀서를 보냈다. “윌슨대통령의 민족자결론 원칙이 정식으로 제출될 이번 강화회의를 이용하여 한민족의 노예생활을 호소하고 자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미국 동지들도 구국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니 국내에서도 이에 호응해주기 바란다(인촌 김성수의 사상과 일화, 동아일보사 발행.1985).” 1908년 12월이었다.

그러나 이승만이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때문에 갑자기 눈이 틔인 건 아니었다. 3.1운동이 선언한 자유독립국 그림은 1904년 한성감옥에서 집필한 옥중저서 독립정신》(獨立精神, The Spirit of Independence)에 대한민국 건국 설계도로 이미 구체화되어 있었다.

이승만 박사가 1904년 옥중에서 쓴 ‘독립정신’ 표지. 1910년 LA에서 처음 출판되었다.

이 책은 출판 되자마자 독립운동가들의 필독서가 되었고 일제 총독부는 이 책을 판금시켰다. 외교감각이 탁월한 이승만은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선언될 강화회의를 이미 구상한 자유민주공화국으로서의 독립을 외칠 기회로 이용했을 뿐이다. 그리고 3.1운동은 독립정신에 명기된 개인의 자유와 평화를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흔히 3.1운동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조선독립 만세’를 외쳤다. 그때에 ‘대한’이란 이름은 백성들에게 생소했다. 이는 독립선언서가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吾等은 玆에 我鮮朝의 獨立國임과 朝鮮人의 自主民임을 宣言하노라).”로 시작함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아는 자유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수 천년 왕조시대를 산 사람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상상하지 못했던 나라였다.

자유와 민주를 국가가치로 내세우는 미국도 1965년에야 비로소 보통선거가 이루어졌다. 스위스는 1971년에 이르러 보통선거를 실시했다. 그러니 1948년에 보통선거를 시행한 이승만은 선각자였다. 3.1운동 이후 러시아의 노령정부, 중국의 상해임시정부, 한반도의 한성정부 등 여러 임시정부가 세워졌다. 이승만은 이런 임시정부들의 초대 대통령이기도 했다.

3.1운동은 이승만이 처음부터 기획하고 불지른 항일투쟁이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3.1운동을 김일성이 단독기획한 민중봉기로 선전한다. 물론 이화학당을 다녔던 유관순은 브르조아 계급이라며 가르치지도 않는다.

북한에서 뿐만은 아니다. 종북단체 민족문제연구소는 2012년 ‘백년전쟁’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역사를 조작하고 왜곡하여 이승만 건국 대통령을 폄훼하고 비난하는 책이다. 이 책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세상을 뒤엎자’는 슬로건을 내세운 단체이니 그 주장이 어떠한지는 불문가지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 책의 내용을 화제로 삼을 뿐 국민참여재팜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자 최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또 한 사람이 나타났다. 문재인이다. 그런데 그의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청사진은 북한이었다.

여러 황당한 정책으로 경제는 후퇴하고 청년은 일자리가 없어졌다. 국제적으로 승산있던 원전은 폐기하고 무역수지는 하락했다. 비굴한 평화를 구걸하며 스스로 군사를 물렸다. 국제적으로 망신당하며 국격은 땅에 떨어졌다. 더욱 황당한 건 민주공화국에서 5.18망언법이라는 북한에서나 어울림직한 법을 내놓는 비민주적 사고방식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는 결코 기쁘거나 자랑스럽지 못하다. 상황은 더 나빠졌는데 유행하던 ‘헬조선’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헬조선을 노래하던 사람들은 누구이며 다 어디로 갔을까! 탄핵사유의 대부분이 사기/조작임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대통령은 감옥에 있다. 정당한 임무수행을 직권남용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으로 많은 애국원로들을 잡아갔다. 이렇게 법과 질서가 무너지자 사람들이 모두 두려움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백주에 헌법이 찬탈당했는데 태극기의 외침은 3.1운동만 못하다. 문재인 정권 민정수석 조국(曺國)이란 자가 ‘3.1운동은 100년 전 선조들이 벌인 촛불혁명’이라 모욕해도 국민은 아무 말하지 않는다. 3.1운동의 민족정기는 상실되었다. 3.1절은 기림보다는 행사가 되었다. 3.1운동 100주년에 애국선열들 앞에서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Stephen Oh 박사(TOV Foru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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