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탄자니아 교회의 기쁨

탄자니아 N 선교사님이 오늘 나에게 카톡문자를 보내왔다. 사진 몇 장과 함께…드디어 3개월 반만에 의자가 탄자니아에 도착하여 찾아 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 ‘111프로젝트’란 제목으로 탄자니아에 의자 111개를 보낸 이야기를 선교문학에 썼던 것을 독자 여러분은 아마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이 의자를 필요로 하는 국내의 다른 사람이 있었지만 나는 선교지로 보내기에 힘을 썼다. 그리고 선교지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 예상이 역시 맞아떨어진 것이다.

내가 왜 이 말을 하는지 여러분도 다음 내용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탄자니아 N선교사님이 보내온 문자이다. “의자 받았습니다.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탄자니아에서 제일 좋은 의자를 가진 교회가 되었습니다.”

국내의 어디로 중고의자를 보낸들 이런 감격스러운 고백을 들을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물자가 너무도 귀한 선교지에선 접이식 세미나 의자는 최고급 의자인 것이다.

N선교사님의 기쁨의 고백인 “탄자니아에서 제일 좋은 의자를 가진 교회가 되었다”는 말이 주는 의미는 내게는 단순한 기쁨 그 이상의 감격이고 감동이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선교사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기에 탄자니아 선교사님의 마음을 십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옆에서 책을 보고 있던 남편 K선교사도 기뻐하며 한마디 거든다. “야~ 참 좋겠다.”

N선교사님이 찍어서 보내온 몇 장의 사진들을 보면서 더욱 감동이 되었다. 먼저 넓은 예배당에 일렬로 잘 정리하여 놓여 있는 꽉 차 보이는 의자 사진이다. 나 역시 보고만 있어도 참 뿌듯해 보였다.

다음엔 그 의자에 앉아 있는 탄자니아 학생들의 검은 머리 뒷모습이다. 검고 둥글둥글하게 보이는 학생들의 머리가 밝은 다홍색 의자위로 보이는 재미있고 경쾌한 사진이다.

그리고 다음은 한국에서 간 그 의자에 앉아서 그림성경을 보며 밝게 웃고 있는 탄자니아 어린이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어린이들의 웃음은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탄자니아 교회 성도들의 예배드리는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나는 가보지 않았어도 튼튼하고 좋은 의자에 앉아서 예배드리면서 탄자니아 교회 성도들이 얼마나 기뻐했을지 훤히 눈에 보이는 듯 했다.

무엇보다도 무슬림 학생을 전도하는 학생 사역을 많이 하는 N선교사님 부부에게 이 의자 111개는 아주 요긴한 교육용 의자로 쓰임 받을 것이 틀림없기에 나는 더욱 기뻤다.

오래전에 은퇴한 후 아프리카로 가서 유치원 사역을 시작한 평신도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자가 귀한 아프리카에선 한국에서 가져간 유치원복과 예쁜 유치원 가방은 단연 인기 최고였단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그 신기하고 예쁜 노란 유치원 가방을 얻고 싶어서 떼를 지어 몰려와서 유치원 정원이 금방 차 버리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탄자니아에서 제일 좋은 의자를 갖춘 이 교회에 와서 한번 앉아보고 싶어서 탄자니아 어른들은 물론이고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그리고 어린이들이 몰려올지도 모르겠다.

나는 조금 수고하고 이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하나님께 죄송하면서도 감사하였다. 그런 내 마음을 이미 훤히 알고 있다는 듯이 하나님은 나에게 그러시는 것 같다.

”통로의 삶은 원래 그런거야. 너는 말 그대로 통로만 되어 주면 되는 거야 축복을 주는 일은 내가 한다.” 아하~ 그렇구나 나는 그냥 하나님께서 통로가 필요 하다고 하실 때 그냥 통로가 되면 되는구나.

그렇다면 나는 일생동안 주님의 통로가 되리라. 주님이 나를 통해 이것은 저에게로 저것은 그에게로 나누어 주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하실 때 나는 그냥 통로가 되어 드려야겠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들어온 우리집 베란다에 잔뜩 쌓여 있는 옷들도 나누어야 한다. 동네 전도사님이 바자회 하고 남은 것인지 자신의 자동차에 잔뜩 싣고 우리집으로 가져온 물건들이다. 작은 우리 교회에는 둘 곳이 없어서 우리집 베란다에 갖다 놓았다.

목도리며 티셔츠며 블라우스며 아직 다 꺼내 보지도 않았지만 아무튼 전도사님은 내게 가져오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리라 생각하고 가져온 것이다.

선교문학을 통해 이런 축복의 나눔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겐 필요 없는 물건이 그 누군가에겐 절실하게 필요 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눔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인생의 목표는 갖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누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으면 큰 필요가 없는 것들이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누었을 때 그 가치를 최대치로 발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므로 우리는 부지런히 나누는 삶을 살자. 그래서 예수님도 말씀 하셨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눅 6:38상)”

당신도 기적의 삶을 맛보고 싶으면 움켜쥐는 삶이 아니라 나누어 주는 삶을 살면 된다. 오병이어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먹고 남은 것을 거두니 열두 바구니가 되었다.

우리도 쓰고 남은 것이 있다면 모두 거두어서 지구촌에 살고 있는 사람 가운데 절실한 필요를 호소하는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는 삶을 살자. 나누는 삶에는 천국이 임할 것이다.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무리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니 먹고 다 배불렀더라 그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에 거두니라(눅 9:16-17)”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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