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주께 쓰임 받는 교회

남편 K목사가 대표로 있는 지구촌 한국어 교육 선교회와 내가 대표로 있는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이전 감사예배를 드리기로 한 날은 5월 11일 토요일이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면서 날자가 변경 되었다. 그것은 내가 잘 아는 K여선교사가 5월 11일 지은나교회를 빌려서 선교사 간증 및 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요청을 해온 것이다.

나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곧 주님께서 입당예배를 마친 지은나교회를 쓰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감지하였다. 그래서 K여선교사에게 흔쾌히 우리 교회에서 간증 집회를 하라고 하였다.

간증자는 40대 초반의 김윤상 선교사로서 선교사로 출발한 지 1년 4개월 만에 멕시코의 한 시골마을에서 엄청난 교통사고를 당하여 생사의 기로를 헤매다가 주님의 큰 은혜로 살아난 사람이다.

그런데 김윤상 선교사는 육체만 죽음의 사선을 넘나들은 것이 아니라 그의 영혼도 마귀와 싸우고 예수님을 만나기도 하면서 영적 전쟁을 치렀다. 마침내 그는 예수보혈을 의지하여 영적 전쟁에서 이기고 살아났다.

이런 경험을 한 그가 얼마나 영적 세계에 대해 경험한 간증이 많을 것인지는 상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또 김윤상 선교사의 부모님 역시 아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중보기도에 매달리면서 주님을 만난 체험과 간증이 있었다.

그래서 김윤상 선교사를 위해 그동안 기도해온 사람들이 모여서 간증을 들으며 자축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간증집회를 기획한 K여선교사는 간증과 함께 작은 음악회도 함께 준비해서 더 풍성한 잔치가 되도록 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해서 두 시간이 훨씬 넘게 진행된 간증과 라이브 콘서트였지만 순서 순서마다 넘치는 은혜가 있었다. 그래선지 참석한 분들은 꽤 길었던 시간인데도 전혀 지루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 나는 염려되는 부분이 있었다. 너무 짧은 시간을 두고 기획된 간증집회와 콘서트여서 사람들을 동원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기획을 한 K여선교사는 출연진까지 합해서 12명이나 13명이 올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사람 숫자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적으면 적은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일단 간증집회를 열었으면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와서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가 주관하는 집회는 아니었지만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지인들에게 개인적으로 간증 집회에 초청하는 카톡을 보냈다. 그리고 기도했다. “하나님 이번 집회에 30명만 채워 주세요. 간증하는 선교사님이 아직 몸이 완전하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와서 들어야 힘이 날 것 같습니다.”

집회 당일 날도 나는 새벽기도를 다녀와서도 어떻게 사람들을 동원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몰두했다. 이왕에 간증 집회를 열었으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들어 주어야 의미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내어 적지 않은 사람들과 통화를 했다. 하지만 토요일은 너나없이 바쁜 날이다. 약속도 결혼식도 제일 많은 날이 토요일이다.

사실 어떤 모임을 하던 사람 동원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적극적인 초청이 필요하다. 사실 사람들은 안 오려고 했다가도 전화를 받고 나면 마음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오려고 하지 않았다가도 상대방의 간청과 정성 때문에 마음을 돌이켜 올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더 중요한 다른 일이 없을 때 한해서 그런 것이다.

아무튼 이번 집회에 나의 동원 목표는 최소 30명쯤은 사람들이 참석해 주는 것이었다. 우리 교회 예배당의 40석 의자가 2/3쯤 차면 그래도 보기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집회가 시작되기 직전에야 그동안 참석한다는 연락이 없다가 잘 아는 선교사님 부부가 참석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또 참석한다는 의사표시 하지 않고 오신 분들도 몇 분이 있었다. 어쨌든 참 감사했다.

같은 동네에서 개척교회를 하는 P목사님은 내가 성도님들 독려해서 많이 데리고 와 달라는 부탁을 내가 하자 성도들이 다 바빠서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P목사님은 막상 간증 집회 당일날 실력을 발휘 하였다. 부모님 두분과 본인 부부와 아들, 그리고 성도님 한분까지 무려 여섯 명을 대동하고 지은나교회를 찾아 준 것이다.

더욱이 집회가 끝난 후 다과회에서 먹을 빵과 케이크까지 한보따리 갖고서 말이다. 나중에 웬 빵을 그리 많이 사 왔느냐고 했더니 이튿날이 그 교회 개척 1주년 기념이어선지 협찬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토요일날 빵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서 “이것은 지은나교회 가져다주라는 거구나” 하고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몽땅 우리 교회로 가져온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날 간증집회에는 36명이 참석하였다. 참으로 큰 은혜가 아닐 수 없었다. 40석의 예배실 의자가 거의 찼으니 말이다. 하나님께서 이번 간증 집회 및 음악회를 기뻐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지은나교회가 주님께서 쓰시고자 하실 때 쓰임 받는 교회가 된 것 또한 감사했다. 더욱이 ‘선교사 할링센터’로도 쓰임받기 원하며 아름답게 만들어진 지은나교회가 아니던가.

그런데 정말 한 선교사님의 간증집회와 콘서트로 지은나교회가 외부의 집회로는 첫 쓰임을 받았다는 것에 나는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지은나교회 예배당 전면에는 내 아들이 예쁘게 디자인해서 붙여 논 표어가 있다. “지은나교회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세상에 나누는 교회 입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바로 이번 집회가 바로 한 선교사를 죽음의 위기에서 건져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김윤상 선교사가 간증을 하면서 자료 화면을 보여 주었다.

교통사고가 났던 당시의 사고현장 사진은 그야말로 끔찍한 모습이었다. 빨간색 자동차인데 차체 앞부분은 아예 찌그러지고 시커먼 형태로 없어져 버린… 도저히 운전석에 있던 사람이 살아날 가망이 없는 모습이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그 순간은 그야말로 지옥 같은 순간이었을 것이다. 선교지에서 당한 교통사고가 외국인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아마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사고를 당한 선교사님도 그랬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되어 있어 상황은 더욱 어려웠었다고 한다. 교통사고 후 가해자를 먼저 구하고 피해자인 선교사는 발견도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발견되어 열악한 시설의 현지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피해자인 김 선교사에겐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이었으나 그의 생명줄을 꼭 쥐고 계신 분은 하나님 이셨다. 현지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하고 한국으로 이송되어 그 생명이 살아날 수 있었다.

사고 전에는 80킬로그램이 넘는 건장한 체구의 김 선교사는 사고 후 치료 받는 과정에서 근육이 다 빠지고 살이 빠져 지금은 60킬로그램 대의 아담한 몸매가 되었다.

아직도 다리 재활치료가 필요하고 가슴 등 몸도 더 회복이 되어야 하지만 살아난 것이다. 이처럼 한 선교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간증 집회에 바로 그런 뜻으로 세워진 지은나교회가 쓰임 받은 것이 어찌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는 더는 설명할 길이 없다. 간증 집회가 끝나고 다과회도 사뭇 화기애애하였다. 나는 다과 준비로 빨간 방울토마토와 적색포도와 베이글과 파이를 준비해 두었다.

거기에 더해 같은 동네에서 늘 동역적 우정을 나누기를 기뻐하는 P목사님이 가져온 파리바케트의 빵을 더해 다과회는 한층 더 풍성해졌다.

그리고 선교문학 독자인 S집사님이 간식으로 사용하라면서 택배로 보내온 장애우들이 만드는 윙빵공동체에서 만든 구운 과자도 다과에 한몫을 하였다.

그날 날씨가 좀 더워서 나는 하와이산 코나커피를 내려서 아이스커피를 만들었다. 처음으로 우리 교회 얼음정수기 냉장고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손님들 모두 얼마나 맛있게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는지….

포토존인 우리교회 로비의 세계 지도 앞에서 사진들도 찍고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입은 김윤상 선교사의 간증집회 및 작은 음악회는 막을 내렸다.

이제 지구촌 한국어 교육 선교회 및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이전감사예배는 6월 1일 토요일에 드리기로 하였다. 갈멜산 기도 동지들이 참석해야 하니까 시간은 오후 2시이다.

그러나 점심을 먹고 예배를 드릴 것이기 때문에 선교회 이전 감사예배에 오실 분들은 12-13시 사이에 오시면 된다. 이날도 아마 놀랍고 은혜로우며 풍성한 감사예배가 될 것이 틀림없다.

포근하고 아늑하면서도 산뜻하고 예쁘게 꾸며진 지은나교회는 이제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문득 인테리어가 막 끝났을 때 찾아왔던 지인 권사님이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지은나교회는 사람들이 한번 들어오면 안가고 싶어질 것 같아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만큼 지은나교회는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고 싶어지는 매력 있는 공간이라는 칭찬인 것이다. 그런데 그 권사님 정말 바른말 했다. 왜냐하면 그건 사실이니까… 후훗.

“나귀 새끼를 풀 때에 그 임자들이 어찌하여 나귀 새끼를 푸느냐 대답하되 주께서 쓰시겠다 하고(눅 19:33-34)”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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