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자유한국당 당기(旗)는 보수의 ‘쇠말뚝’일까?

샤머니즘적인 주술을 하는 이들에게 쇠말뚝은 상징적인 존재다. 누군가의 묘소나 집터에 쇠말뚝을 박음으로서 그 집안의 정기를 끊거나 운이 나아가지 못하도록 막는다. 박정희 대통령 묘소에 쇠말뚝이 박혔다고 했을 때 귀를 의심치 않았다. 지금과 같은 좌파 세상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쇠말뚝이 우리 주변에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자유한국당 당기다. 자유한국당이 탄생할 때를 기억한다. 모두가 혼란스럽고 탄핵의 진실이 뭔지도 보이지 않을 때. 한국 최대 보수정당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것을 지워버린다. 여기에는 인명진을 비롯해 보수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횃불을 든 자유한국당의 당기를 보게 된다. 이 횃불이 들어서자 말들이 참 많았다. 북한의 주체사상탑을 보는 것 같다는 의견과 당시 촛불에 노이로제를 느끼는 보수층들 역시 횃불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 횃불이 보수를 대변하는 최대 정당의 깃발이 되었다. 그들은 이것은 보수의 횃불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횃불은 빛나고 있다. 그러나 횃불이 날리면 날릴수록 자유한국당이라는 존재는 보수층으로부터 점점 멀어져간다. 그리고 제 구실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하는 일들마다 다 비난과 사고의 일색이며 당 대표가 바뀐들 도저히 구제불능의 보수 정당의 모습으로만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어려운 시국에 황교안 대표는 복숭아를 따러 다니고 있고, 홍준표 전 대표는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비판의 칼을 간다.

보수의 분열, 이유는 참 많은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저 주체사상탑을 닮았다는 횃불도 아마 한 몫을 할 것이다. 누군가 저 깃발을 의도대로 만든 것이었다면 그들은 지금 헛발질 치고 있는 한국 최대 보수 정당의 행동을 보고 무척 기쁠 것이다. 무엇인가 대한민국 정통 보수의 정기를 쇠말뚝으로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보수의 변화는 바로 저 당기에 그려진 횃불부터 끄고 버리는 것이 시작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 누가 지금 시대에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횃불 당기가 나부끼는 동안 보수의 쇠말뚝은 점점 더 뽑기 힘들만큼 깊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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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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