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씹선비’들이 망친 나라. 체면과 품격 따지며, 툭하면 사과에 후보 제명까지…

415 총선이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단독 과반을 가능하게 하면서 그 결과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미래통합당의 수도권 참패는 현 보수 진영에 많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본지 편집국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와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직도 보수가 이념적으로 분열되고 갈라서 있으며 결국 모든 권력의 중심이 ‘나’로 비롯된 참패가 아닐까 싶다.

미래통합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천과 선거운동과정에서 다양한 이슈를 많이 만들어냈다. 현 정권의 실책에 관해 아무 소리 하지 않고 있어도 절반의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 스스로 너무나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수도권 참패를 두고 보수 네티즌 일부는 보수편 인사들을 향해 ‘씹선비’라는 용어를 써가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다소 표현이 거칠기는 하지만, 이 뜻은 과거 조선시대 체면만 따져 나라를 망친 선비들을 비유한 표현으로 쓰인다. 이번 선거가 아니더라도 미래통합당 줄기의 인사들은 더불어민주당 측과 비교해서 너무 나약하고 안일하며 현실 인식 파악에 부족한 것으로 여겨졌다. 특히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나몰라라 뻔뻔한 태도를 취하는 이들과 달리, 보수측 인사들은 매번 이른 사과와 자아비판 그리고 제재까지 가하는 모습을 연일 보여줬다. 이번 선거 기간 중에서 모 후보의 세월호 관련 막말은 선거를 코앞에 둔 후보를 제명까지 하는 희대의 코미디를 보여줬다.

문제는 그런 조기 사과와 몸을 낮추는 행동이 현 보수층 지지자들에게 어떻게 보일 것이냐는 것이다. 지금 보수층은 현 정권의 만행과 실책에 분노하고 들끓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경상도, 부산에서의 민심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가 그동안 급한 사과와 품격 따지기에 눈치를 보는 것은 어쩌면 소위 ‘중도표’ 노리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러나 현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에서 중도가 있을까?

과거 70-80년대는 무조건 1번만 찍으면 된다는 패러다임이 있었고, 그것이 곧 한국 보수세력들의 지지목으로 사용되어져 왔다. 시간이 흘러 세대가 바뀌고, 이제는 80년 당시 무조건 1번을 찍는 세력들이 현 여권 세력으로 물갈이가 된 상황이다. 지난 대선, 지방선거, 이번 총선까지 우리는 그 결과를 지켜보며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도’를 의식할 것이 아니라. 지지세력의 결집과 세몰이에 나서야 했다. 옥중투쟁을 펼치는 박근혜 대통령 역시 보수 통합을 외치며 서신을 의견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를 철저하게 묵살됐다. 어찌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씹선비’들을 데리고 지난 새누리당을 거쳐 대선 승리까지 했는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보수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보다 확실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제 패러다임을 바뀌고 여권 지지자들은 여권이 무슨 짓을 해도 그대로 밀어주는 시대가 왔다. 이런 시대에 ‘씹선비’질로 대하는 것은 기존 보수층 지지자들마저도 아예 등을 돌리게 만들 뿐 보수 결집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막말과 거친 행동으로 일관하라는 것은 아니다.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키우고, 여론에 두려워하지 말고, 지지층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읽자는 것이다. 지금 보수는 ‘씹선비’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투사’가 필요하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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