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코로나와 로아의 성경암송

이제 세돌을 갓 지난 로아가 성경을 암성하고 있다.  @ 나은혜 선교사

로아가 주일학교 영아부를 일년 다니고 나서 올해부터는 바로 교회학교 옆교실에 있는 유치부로 올라갔다. 영아부때와는 달리 유치부는 조금 아기들이 자라 있어선지 성경암송을 하게 했다.

처음에 로아는 성경암송을 하는데 발음이 잘 안되었다. 그래도 제 엄마가 지도해 주는대로 열심히 성경을 외웠다. 그런데 성경구절이 쉽고 간단한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구약의 어려운 구절도 외우게 했다. 그리고 십계명까지도 율동을 하면서 외우게 하는 것이다. 세돌을 갓 지난 로아가 이렇게 성경을 거뜬히 암송해 내는 것을 보면서 나는 참 신기했다.

우한발 코로나19 사태로 교회에 나가지 못하게 되자 로아는 집에서 제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로아는 이제 7개월 들어선 남동생 로이와도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되어 잘 놀아 주었다.

최근에 이유식을 시작한 동생 로이에게 이유식을 먹이는 기쁨을 차지하는 것도 로아이다. 제엄마가 똑 로아 저에게 했던 그대로 로이에게 이유식을 한숟가락 먹이고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하는 모습이 앙징맞기만 하다

딸은 집에만 있는 로아를 어떻게든 교육적으로도 지도해 보려고 애를 쓴다. 여러가지 놀이도 해주고 교육 프로그램도 시행해 보는것 같다. 역활극도 하면서 깔깔대는 모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예를 들면 로아가 엄마가 되고 로아엄마가 로아가 되는 역활극 같은것 말이다. 그런데 로아는 그런 역활극을 아주 훌륭하게 해낸다. 청소를 하면서 제가 엄마가 된양 흉내를 내기도 하면서…

그런 여러가지 중에 로아가 하는 중요한 것중의 하나가 성경 암송이다. 처음엔 로아는 제 엄마가 시키는대로 예쁜 원피스를 입고 얌전히 서서 율동을 하면서 성경을 암송했다. 나는 그런 로아가 기특하기만 했다.

그런데 로아에게 성경암송을 계속하게 하는 일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성경암송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게 한다. 곡조를 넣어서 성경을 암송을 하니 노래를 좋아하는 로아에겐 잘 맞는 방법 일수도 있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제 세돌반 밖에 안된 로아가 성경구절을 외우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어려운 발음을 하기 위해 서 온 얼굴의 근육을 다 움직이는 로아의 모습이 얼마나 진지한지…

눈빛도 집중되고 온 몸의 표정이 얼굴에 모여 있는듯이 전신으로 성경을 암송하는 로아를 바라보면서 나는 어린아이가 신령한 젓을 사모하듯이 말씀을 사모하라고 한 말씀이 떠오른다.

아무튼 최근 몇달 동안 로아의 성경암송은 나에게 기쁨과 활력을 가져다 주었다. 첫 손녀여서도 그렇겠지만 로아가 나에게 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할수만 있다면 로아에게 뭐든 다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 이외에도 나라 안팎이 온통 시끄럽다. 나라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상황에서도 우리의 미래인 로아가 있고 로이가 있어서 내 마음에 밝은 등불하나 켜고 산다.

그런데 성경암송하는 로아에게 나는 장학금을 주기로 하였다. 성경구절 하나를 암송하면 로아의 자유저축 예금통장으로 2천원을 보내주는 것이다. 그러면 제 엄마는 그것을 다섯번 모아서 만원이 되면 평생꿈나무 통장으로 입금한다.

왜냐하면 ‘자유저축’은 입출입이 자유로운 통장이지만 ‘평생꿈나무’ 통장은 함부로 돈을 인출하지 못한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입금만 가능한 통장이다.

로아가 태어나고 얼마 안되었을때 아마 두달인가 지났을때 였을 것이다. 내가 딸에게 제안을 했다. 로아 앞으로 통장을 만들라고 말이다. 나는 오래전에 읽었던 유대인의 자녀교육에 관련한 글을 읽은적이 있었다.

유대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형제 친척 친구 모두가 아이에게 축하금을 주어서 아이가 20대의 자립할 나이가 되었을때는 일정의 몫돈이 아이의 통장에 있게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유대인의 아이는 그 돈으로 학비를 삼아서 대학을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사업자본을 삼아 장사를 하거나 생업을 위한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잘 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에서 매우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다. 물론 나의 어린시절 나의 부모님이 나의 미래를 위해서 별로 준비해 주지 않았다는 상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오래전에 읽은 글이었는데 나에게 필이 꼿혀 있었나보다. 그러기에 나는 첫 외손녀를 보자 마자 바로 로아의 미래를 준비해 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딸이 내 말대로 로아 이름으로 된 자유저축 통장과 평생꿈나무 통장을 만들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로아의 평생꿈나무 통장엔 조금씩 돈이 모아지고 있다. 백일 돌 기념일등 들어오는 돈은 다 입금한다.

이 통장이 앞으로 로아의 교육을 위해 유용하게 쓰일 저축 통장이 될 것이다. 로아 동생 로이가 태어나자 나는 로이에게도 똑같은 통장을 만들어 주라고 했고 이번엔 딸이 알아서 만들었다.

딸은 “엄마 오늘 로이 태어난 지 6개월 되는 날이예요.” “오늘 로이 태어난 지 7개월 된 날이예요.” 나는 얼른 무슨 뜻인지를 알고 로이의 평생꿈나무 통장으로 일만원을 송금한다. 어떤 때는 이만원을 보낸다.

딸의 자녀 키우는 일을 격려하고 나에게 있어서도 더할나위 없이 큰 기쁨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로아가 요즘 성경 암송을 힘들어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들이란 원래 획일적인 일을 시키면 싫어한다. 제가 하고 싶을때는 신이나서 하다가도 하기 싫으면 효과도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 엄마도 로아의 비위를 맞추어 가면서 성경을 암송하게 하는 모양이다.

그게 또 기특해서 나는 성경암송상값을 500원 올려 주었다. 이젠 성경구절 한개 외우는데 2500원이다. 이제 4구절을 외우면 만원이 되어 평생꿈나무 통장에 넣을 수가 있는 것이다.

참고로 평생꿈나무 통장은 장기적금형의 통장으로 일만원 이상만 입금이 가능한 통장이다. 그래서 자유저축 통장에 돈을 모았다가 만원이 되면 그때서야 입금을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딸은 나보다 자녀교육을 더 잘 시킨다. 나도 젊었을때 나름대로 나의 아이들인 삼남매를 위해 열심이었지만 지금의 로아처럼 성경암송을 시키는 말씀 훈련을 하지 못했다.

97년 우리 가족이 C국에 선교사로 가게 되었을때는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한소절씩 외우면 5천원씩을 주면서 격려해서 중국어를 학습하도록 했던 기억은 있다.

그런데 딸이 말했다. “엄마 엄마가 나에게 네비게이토에서 나온 성경암송 60구절 다 외우면 10만원 준다고 해서 나 다 외웠었어요. 그리고 엄마에게 10만원도 받았었는데요.” 한다.

아… 그런일도 있었는가… 아무튼 나보다는 딸이 더 나아야지 정상이지. 부족한 엄마인 내게 좋은점 있다면 다 가져가고 하나님이 너에게주신 재능으로 최선을 다해서 너의 자녀들을 키우렴. 로아는 또 제 아이에게 그리하겠지.

가정과 가족을 생각해 보는 5월에 로아의 성경암송을 주제로 한편의 수필을 쓰게 되었다. 성경을 암송하는 로아에 이어서 로아 동생 로이도 성경을 암송하게 되는 그 날을 그려보면서 나는 오늘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 오월엔 희망을 꿈꾸어 봐도 좋을것 같다.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벧전 2:2)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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