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우리는 왜 ‘프랑스의 영광’을 모르나?

국가·국민·시민 가치 지우고 민족·민중·사람 앞세우는 文정권

현대 국제정치에서 일반적인 국민국가(Nation-State)들이 추구하는 가장 기초적인 외교정책의 목표는 국가의 생존과 안전을 꾀하는 ‘안보’ (Security) 획득이다. 두 번째가 국익과 세력을 확장하는 권력(Power)추구다.

세 번째는 국가의 위신과 권위를 확대하는 명성 또는 명예(Prestige)의 추구다. 끝으로 국가의 영원한 번영 (Prosperity)을 추구한다는 소위 ‘S. P. P. P.’ 논리가 원론적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렇게 공식화된 외교정책목표를 대동소이하게 따르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각 국가들이 처한 안과 밖의 현실과 그 국민들이 수용하는 공화주의의 개별적 개성과 습성들을 고려해 보면 이 공식이 조금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도식화된 권력의 분점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전통적 공화주의’와 마키아벨리 이후 발전해온 ‘현대적 공화주의’는 각 국가별로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 원인은 각 개인들로 구성된 국민들의 사적이익을 고려해서, 이들이 추구하는 사적이해의 합의점 위에 공화주의가 여러 형태의 애국주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사적이해의 전통과 문화가 서로 다른 국가들 사이에서 반영되는 공화주의는 결과적으로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나폴레옹, 용병 아닌 국민군대로 전 유럽 제패

그랑아르메(위대한 군)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의 저력은 치밀한 병참 계획에 기반한 대규모 원정 능력에 있었다. 그랑아르메가 1807년 러시아-프로이센 연합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프리틀란트(지금의 러시아 프라브딘스크) 전투’를 묘사한 프랑스 화가 호러스 버넷의 회화. 백마를 탄 장군이 당시 프랑스 황제이자 최고사령관 나폴레옹이다. ⓒ위키피디아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시민계급 이상의 귀족들이 주관해 왔던 용병제도를 해체하고, 소위 ‘국민군대’를 모집했다. 그리고 그 동력으로 전 유럽을 제패했던바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왕정을 폐하고 공화정을 국민들 스스로 만들어내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그런 국가를 지켜내기 위해서 국민군으로서 전쟁에 참여해, 자신을 헌신하는 것을 국가에 대한 국민의 의무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국가에 대한 ‘자부심’, 즉 일종의 ‘권리개념’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형성된 프랑스인들의 국가의 영광 (Glory)에 대한 집착은 지구촌 그 어떤 국가들보다도 강하다. 그래서 프랑스 외교정책 목표에는 바로 이 ‘영광’(Glory)이라는 개념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명예(prestige)와 영광(Glory)의 의미가 서로 다른 가? 라고 물을 수 있는데, 이 두 개념은 분명히 다르다. 명예는 제도적 장치에 기반을 둔 국가의 권위와 위신의 확대이지만, 영광은 제도를 만들어 내었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들을 포괄하는 상징 (Symbol)과 사인 (Sign)의 의미가 다 들어간다.

특히 프랑스인들은 문명과 비문명세계를 구분하는 척도로 언어를 강조하고 있다.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는 메시지는 먼저 상징이나 사인의 형태로 접근하는데, 이런 상징과 사인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 바로 언어, 즉 말이다.

어떤 말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전달받는 이들의 생각과 대응이 천차만별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의견과 의견끼리의 경쟁이 다반사인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는 이를 조절하고 관리해 주는 능력, 바로 언어의 힘이 아주 중요하다.

프랑스어는 근현대 외교사를 주관하는 공용 외교어 역할을 했다. 그 안에는 프랑스의 역사, 문화, 전통, 국민들이 엮어내는 생활의 습속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프랑스의 영광은 그 안에 엄청난 상징과 사인들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드골, “내가 프랑스다”

샤를 드골

1962년 10월 15일 라쿠르틴 군사캠프에서 부대를 열병하는 드골.

‘프랑스의 영광’하면 떠오르는 대통령이 바로 ‘샤를 드골’이다. 현재 프랑스 유일의 핵 항모 이름도 드골이다. 하루 수십만 명이 드나드는 파리 제1공항의 이름도 드골이다. 그만큼 프랑스인들의 마음 속에 드골이 보여준 프랑스의 영광은 골수에 각인되어 있다.

2차 대전 당시 처칠수상과 루스벨트 대통령이 기반이 취약했던 드골의 자유프랑스 임시정부를 제치고, 나치 치하의 프랑스 비시 괴뢰정부와 내통하려하자, 이들에게 버럭 질러댄 드골의 한마디, ‘내가 프랑스다’, 라는 말은 그 뒤에도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이후 1960년대 말 유럽공동체 회의에서 프랑스 대표가 프랑스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썼던 ‘내가 유럽이다’ 라는 말로까지 전파되었다.

그리고 현재에도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는 시민운동의 대표적인 표현으로 ‘내가 누구다’ 또는 ‘나도 누구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1967년 캐나다 공식방문에서 드골은 퀘벡분리주의운동이 한참인 퀘벡을 방문해, 퀘벡의 프랑스인들에게 ‘비바 프랑스’ (Viva France)를 외쳤다. 캐나다주권을 침범하는 이런 행위로 말미암아, 프랑스와 캐나다와의 외교관계는 벼랑 끝에 섰던 적도 있었다.

그만큼 드골은 프랑스의 영광에 그의 모든 생애를 바쳤다. 드골이 외치는 ‘비바 프랑스’ 그 한마디에 아직도 전 프랑스인들의 심장은 애국심으로 터져나간다.

이런 공화주의적 애국심은 역사적 진실과 사실에 기반한다. 대한민국도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위대한 지도자가 있었지만 현재 이들은 부정당하고 조롱받다 못해 거의 고사상태에 빠져 있다.

문명은 고사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야만으로 치닫고 있는 문재인 정권으로부터는 그 어떤 ‘국가의 영광’도 생각할 수 없다.

전후 유일하게 개도국에서 선진국대열에 들어선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아야 했던 굴욕적인 체제라고 욕보이는 이들의 행각들을 보면, 참으로 비통하고 억울하기 그지없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비바 코리아’ 잊지 말자!

국민들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고 국가에 대한 영광과 애국심을 고취시켜야할 대통령의 연설들은 시종일관 역사적 기만과 위선, 그리고 온통 자화자찬과 거짓말뿐이다.

논리적인 기승전결 형식은 완전히 무시된 채, 시종일관 예쁜 스토리인 것 같이 들리는 아리송한 내용들 속에서 민중의 시대, 사람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다, 라는 구호들 만 반복되고 있다. 기어코 대한민국에서 국민과 시민을 제거해서 체제전복을 완성하려는 악의적인 음모만 느끼게 된다.

건국혁명과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위대한 지도자들이 외쳤던 ‘비바 코리아’ (Viva Korea)를 자유애국시민들은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발전을 동시에 이루어 내었던 이들의 위대한 업적을 자유대한민국과 자유시민들은 꼭 지켜내야 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치자! 자유대한민국 만세, 자유시민 만세!

 

강량 주필, 정치학 박사
더 자유일보 제공

세션 내 연관 기사 보기

The following two tabs change content below.

편집국

시니어 타임즈 US는 미주 한인 최초 온라인 시니어 전문 매거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