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칼럼] 선교사의 가장 슬픈 이별!

남아공 김현태 선교사

국어사전에서 정의하는 선교사(宣敎師 missionary)는 “기독교를 다른 나라에 가서 전하는 사람” 으로 나와 있다.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Go into all the world and preach the gospel to every creature)] (막 16:16).

요즘 Covid19로 인해 세계 각국에 흩어져서 복음을 전파하고 있는 선교사들이 여러 가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병상에서 사투(死鬪)를 벌이는 자들도 있고 이미 유명을 달리한 선교사들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

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낯선 이국땅에서 남편을 부인을 먼저 떠나보내고 자식을 가슴에 파묻고 피눈물을 흘리는 선교사들도 있고 오랜 이국 생활에서 얻는 위중한 질병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동료선교사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 아프고 남의 일 같지 않다.

또 하나 선교사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부모님 부음 소식인데 이 어려운 시기에 보모님 상을 당한 선교사들의 소식이 올라 올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을 느끼게 된다.

필자는 7년 전에 선교지에서 부모님 두 분을 6개월 사이로 하늘나라로 보내 드렸다. 아버님은 88세로 비교적 장수하신 편이나 2년을 호오스로 연명하시며 희미한 의식 속에서 남아공 아들 얘기만 나오면 그렇게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후에 이를 들었을 때 가슴 한쪽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아픔과 자식 도리를 다하지 못한 죄책감이 밀려왔다.

아버님 장례식은 이미 다 마친 후에 산소에 가서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대신했고 6개월 후 어머님께(87)서 연이어 부름을 받으셨으나 그 무렵 선교지에 중요한 일이 많았고 그렇게 자주 나갈 수 없는 형편이어서 몇 년 후에 산소에 가서 어머님과 작별인사를 대신했었다.

내리 사랑이라고 막내아들 한 번 더 보고 가신다고 그렇게 다짐하셨고 마지막 큰절을 하면서 한 번 더 보자고 얼굴을 비비며 아쉽게 헤어졌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물론 천국에서 다시 만난다는 소망이 있지만 이생의 이별은 슬프고도 슬픈 것이다.

부모님 상(喪)에 호상(好喪)은 없다.

아버님 소천 이후에 어느 선교사가 “호상(好喪)이구만!” 하는데 그 당시 나도 모르게 어찌나 서운한 마음이 들던지, 그제서야 깨달음이 왔다. “부모님이 구십 수를 하시든지 백수를 누리시다 가시든지 자식에게 호상은 없구나!” 그래서 정색을 하며 앞으로 어느 사람 앞에서도 그런 호상이란 말은 안 하는 게 상주는 물론 본인에게도 좋겠다며 권면을 한 적이 있다.

필자는 그 후로 그 어떤 부모님 상에도 호상이란 말은 절대로 붙이지 않는다.

우연찮게도 아버님 기일은 2013년 2월 25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 날이며 어머님 기일은 이제 다가오는데 1976년 8.18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과 날이 같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 생각이 많이 나고 3년 6개월 아직까지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 부모님을 잃어버린 때처럼 슬프고 가슴 아프기 이를 데 없다. 왜냐하면 죄의 경중(輕重)과 유무(有無)를 떠나 그가 한 때 대한민국의 국부(國父)이자 국모(國母)였기 때문이다.

누가 당신의 부모를 이런 식으로 대우한다면 이에 선 듯 동의하고 장단을 맞출 수 있을까? 지은 죄의 대가를 받아 능지처참(陵遲處斬)을 해도 마땅하다고 그렇게 길길이 날뛸 수 있을까?

두 동강이 난 한반도에 또 이리저리 갈라지는 대한민국 과연 화합과 일치는 요원한 일인가? 서로간의 이 한 맺힌 무정함과 원통함을 풀 수는 없는 것인가? 누가 이번 홍수를 가리켜 국민들의 비통한 눈물이라고도 했다.

어머님 기일이 다가오는데… 주변 선교사들 부모님의 부음 소식을 듣고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으로 몇 자 적어 보며 Covid19로 아니면 안식년으로 고국을 방문 중인 선교사들이 많이 계시다고 하는데 쉬어도 눈치가 보여 쉬는 것 같지 않다고 불편을 호소하는데 모처럼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시고 더 많이 잘 해 드릴 것을 당부 드리고 싶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고국을 방문 중인 선교사들에게 넘치는 환대와 감동으로 영접하여 이들이 선교지에서 뼈를 묻는 각오로 다시 돌아 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연일 사람이 죽어 나가고 폭동과 약탈이 자행되는 이곳, 죽음이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지금, 선교사 본연의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마음을 가다듬는데 이 말씀이 떠오른다.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행하신 일을 선포하리라(I will not die but live, and will proclaim what the Lord has done)]” (시 118:17)

14일 08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김현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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