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한끼 식사의 결과

우리는 보통 손님에게 한 끼 식사 대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한 끼 식사를 잘 대접하고 나서 기업의 미래를 결정 지을만 한 중요한 거래가 깨져 버리고 말았다면 한 끼의 식사는 대수롭지 않은 것이 아닐 것이다.

수 년전 중국 동베이(동북) 지역에 있는 한 국유기업이 미국의 대 기업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었다. 중국측 국유 기업은 제휴를 성사 시키기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노력하였다. 마침내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되었다고 판단하고 미국측에 시찰단 방문을 요청하게 되었다.

드디어 미국 기업의 대표가 중국에 도착 하였다. 미국 기업대표는 중국 기업 임원들과 함께 이 기업의 생산공장과 기술센터를 돌아 보았다. 그리고 공장의 설비와 기술수준, 근로자들의 작업태도 등을 세심하게 관찰하였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기업 대표는 중국 기업과의 ‘제휴 가능’ 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 기업의 임원단은 오랜 노력이 결실을 거두게 된 것을 크게 기뻐하였다. 그리고 미국 기업 대표를 고급호텔의 만찬에 초대 하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20명이 넘는 중국 기업의 간부들과 시청의 공무원들까지 배석을 하였다. 미국 문화에 익숙한 미국 대표는, 아마도 기업체의 어떤 행사에 자신을 마침 초청한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거창한 만찬은 오직 자신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자 미국 대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 무슨 불행한 일인가? 미국 기업 대표가 돌아가서 날라온 팩스 한통은 ‘제휴거절’ 이었기 때문이다.

미국기업과의 제휴체결건은 중국 국유기업의 장래를 결정 지을만한 대단히 중대한 건이었다. 그래서 중국 기업은 미국기업측이 요구한 기준에 부합한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 기업 대표에게 융숭하고 화려한 접대까지 했지 않은가?

당연히 미국 기업으로부터 제휴 하겠다는 연락이 올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제휴 거절 이라니…. 이게 웬 말인가.. 당연히 중국 기업은 제휴 거절 이유를 묻는 팩스를 보냈다.

과연 미국 기업으로부터 어떤 답변이 돌아왔을까? 이 글을 읽는 독자제위도 ‘글쎄… 그렇게 잘 대접받고 왜 거절했지?” 라고 생각 할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그런데 우리 인생사가 그렇듯이 이 일도 아주 디테일한 문제가 거절 이유였다.

미국 기업이 거절한 이유는 중국 기업의 기술적인 문제도 공장의 설비가 미흡하거나 근로자들의 작업태도가 불량해 보인다거나 그런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공적이고 그럴듯한 이유가 전혀 아니었다. 그러면 도대체 왜?

미국 기업이 모든 제휴 가능성을 확인하고 중국 기업을 방문하여 공장의 모든 상태, 설비, 기술과 근로자들의 작업태도는 충분히 만족 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중국 기업의 임원들은 그들의 거절이유를 묻는 심각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도착한 한줄의 문장은 이랬다.

” 당신들이 한 끼 식사에 그렇게 많은 돈을 낭비하는데 어떻게 안심하고 거액의 자금을 투자할 수 있겠소?” 였다. (왕중추, 작지만 강력한 디테일의 힘, P47~48) 여러분은 믿어 지는가? 이런 중대한 일이 겨우 한끼의 식사 때문에 틀어진 사실이 말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과의 제휴 실패 사건은, 자신과 거래해야 하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디테일한 문제가 가져온 실패였다. 실용주의인 미국인을 제대로 이해 했더라면 품위 있으면서도 간소하게, 그리고 꼭 필요한 인원만 식사를 했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도 종종 무슨일을 할 때, 자기 중심적으로 하지는 않는가? 상대방의 문화와 성향, 관점등에 대한 이해가 없이 나 좋은대로만 하려고 하지는 않는가? 또한 우리는 디테일에 대해서는 소홀하고, 종종 큰 일에만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 하니라( 눅 16:10)”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The following two tabs change content below.

편집국

시니어 타임즈 US는 미주 한인 최초 온라인 시니어 전문 매거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