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코로나19와 선교사의 수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희생이 선교지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내가 아는 선교사님들로부터 들은 코로나로 고통받는 선교사님들의 소식만도 벌써 여러 곳이다. 그중에는 코로나19(우한폐렴)으로 소천하신 선교사님들도 적지 않다.

며칠전 선교지에서 소식을 전해온 어느 선교사님의 카톡을 받고 나는 마음이 심히 착잡했다. 선교를 함께 하던 동료를 잃고 또 함께 선교비전을 꿈꾸던 선교동역자를 잃고 나서 쓴 그의 글이 내 마음을 울렸다. 그 전문을 이곳에 옮겨본다.

또 한 동료를 잃었다.

내심 네팔 현지 실정에 맞는 맞춤형 선교전략이라 할 수 있는 MSBS(Mobile Summer Bible School)를 만들고 떠날 땐 이제 막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신실한 청년 거네쉬 스레스타를 리더로 세웠었다.

시간이 흘러 그는 중견 변호사가 되었고 목사가 되어 카트만두 변두리에 있는 가난한 교회를 섬기는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스러웠다. 그와 함께 네팔선교를 측면에서 협력하기로 맘을 먹기도 했었다.

내 마음에 그렇게 자리 잡은 그가 지난5월 코로나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충격적인 슬픔과 함께 털썩 주저 앉듯 허탈한 마음이었고 지금까지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데,

조금 전 정바울 선교사 추모예배가 있다는 소식을 접한 나는 황망한 마음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른채 그저 멍 하기만 하다.

정바울.

그는 미전도종족 선교를 위해 만들어진 컴미션 소속의 동료선교사이다. 지난 2019년 태국 컴미션 선교컨퍼런스에서 만나 미얀마에서 하고 있는 농.축업 선교사역을 들었고 이어서 나는 B지역 선교사역을 들려주었다.

미얀마 북부에서 사역하고 있는 그는 B지역, 히말라야 사역을 함께 해나가기로 하고 많은 비전들을 나누기도 했다. 그런 그가 떠났다. 마치 나의 생활을 지탱해줄 한 쪽 팔을 잃은 듯한 아픈 마음이 몰려온다.

나와의 약속은 어떻게 하고 말 한 마디 없이 떠났는가…난 코로나가 끝나면 당신과 함께 히말라야 동부지역 B지역 사역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왜 거기 있었소! 미국시민권자인 당신은 의료시설 좋은 미국에서 이 재난이 끝나기를 기다릴 수도 있는데 말이오…

태국의 바닷가에서 저녁을 먹으며 나눈 B지역 협력 사역을 시작도 해보지 않고 떠나면 어떻게 하란 말이오! 당신은 지혜와 용기가 넘치는 사람이었소.

하나님께서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특별히 사랑하고 돌보며 지켜 주실것을 믿으며 기도 하겠소.

Good bye, Paul Jeong.

아직 한참 일할 나이인데 코비드 바이러스로 아까운 한 사역자가 이 땅을 떠났다. 그런가하면 내전중인 미얀마는 아예 치료해줄 병원도 없어서 코로나치료 자체가 불가능 하다고 하는 안타까운 다음과 같은 소식을 보내 왔다.

미얀마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어제 하루만 양곤에서 700여명이 코로나로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중 95%는 산소공급을 받지 못해 사망했습니다. 많은 의사들은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근무를 하지 않고 모든 병원들은 코로나로 의심되는 환자들을 받지 않습니다.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정부 병원 두곳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은지 오래입니다. 모두 각자 집에서 약을 구해 투병을 하지만 호흡곤란이 오는 중증환자로 넘어가면 방법이 없습니다. 군부의 명령으로 산소공장은 더이상 시민들에게 산소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산소통 하나가 50배 가격으로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쿠테타 상황에서도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떠나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선교사님들 중 많은 분들이 코로나로 다시 싸우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것을 투자하고 최후 생계수단이 있는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많은 한인들도 거의 패닉상태에 빠졌습니다.

수를 헤아릴수도 없이 많은 경증 환자들은 언제 호흡곤란이 올까 두려워 떨고 있습니다. 약국의 약들은 이미 아주 기본적인 약마저 동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가막힌 현실앞에 오늘 새벽에는 말이 막히고, 목이 메여 “주여”, “아버지” 라는 단순한 한마디 조차 외치기 힘들고 눈물만 날뿐입니다. 지금도 눈물이 떨어져 쓰고 있는 이 글이 잘 보이질 않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하나님께 왜 그러시냐고 물을 힘마저 없는 이 상태가 주님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될 뿐 입니다. 기도도 하기 힘든 지금 이 미얀마와 현지인들, 우리 선교사님들, 많은 한인들 모두 여러분들의 기도가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선교지의 안타까운 소식들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조지아에서 사역하시는 평생을 선교지에서 보낸 한 시니어 선교사님 부부도 코로나19로 인해 고난을 겪고 있다. 병원에 입원한지 한달이 넘어가지만 이젠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기를 끼어야만 숨을 쉴 수 있다고 한다.

부인 선교사님 또한 코로나19로 부부가 각기 다른 병원에 격리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외에도 내가 모르는 더 많은 선교사님들이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것이다.

고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이젠 코로나 치료법을 찾아내어 치료만 잘하면 코로나로 인해 사망에 이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선교지는 완전히 다른 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고급한 의료혜택을 선교지에서는 꿈도 못꾼다.

오죽하면 산소공급을 못받아 아까운 생명들이 죽음에 이르겠는가. 병원도 열악하고 병상도 부족해 입원도 하지 못한 채 자가치료를 하는 선교사님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하늘에 자신의 명을 맡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선교지와 선교사님들을 위해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한 때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모든 편의를 뒤로 하고 선교지로 가서 살고 있는 하나님의 종들인 선교사님들을 위해 더욱 간절한 도고의 기도를 올려드리자.

“이것이 너희의 간구와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의 도우심으로 나를 구원에 이르게 할 줄 아는 고로(빌 1:19)”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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