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뜻밖의 상을 받던 날

지난 금요일 아침에 효행상 시상식에 가기위해 남편과 함께 현관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면서 남편이 한마디 한다. “이 나이에 상 받는거 쉽지 않은 일이지. 당신 이번에 효행상 받는거 아주 귀한거야 “

내가 대답했다. “ 그러게요. 그런데 당연한 일을 하고 상 받으니 좀 쑥스럽긴 하네요.” 그러자 남편이 말을 받는다. “아니야 어머니 모시느라고 당신이 수고 많이 했지 그래서 하나님이 격려해 주시려고 상을 받게 해주시는거야.”

우리는 식장에 도착했다. 남편은 주차를 하고 오기 위해 가고 나만 먼저 식장안으로 들어섰다. 수상자 가족들이 꽃다발을 준비해서 가지고 온 모습이 여러 사람 보인다. “아차 남편은 꽃다발 준비를 못했을텐데… “ 나는 얼른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남편은 꽃다발 없이 그냥 들어섰다.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나중에 남편의 말을 들어보니 꽃집이 문을 닫아서 그냥 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시간이 없는데 다른 곳에 가서 꽃다발을 사 가지고 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제3회 김포시 효행상시상식은 ‘김포시환경개선 범주민대책위원회’가 주관하고 후원은 김포시, 김포시의회, (사)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 (사)서도소리보존회 김포시지부, (사)충,효,예 문화운동본부 김포시지부, 한국공항공사, 성산효대학원대학교가 했다.

드디어 효행상시상식이 시작되었다. 사회를 맡은 ‘김포시환경개선 범주민대책위원회’사무총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효행상 시상식의 모든 축하공연. 축사등의 순서들이 취소되어서 간략하게 표창장을 수여 하도록만 허락이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해서 여러 단체장들이 참석했다.

효행상은 인간의 도리인 효(孝)사상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증진하기 위해서 ‘김포시환경개선 범주민대책위원회’가 3년전에 만들었다고 한다. 올해로 이 효행상시상식행사는 3회째를 맞았다.

예년과 다르게 행사가 많이 축소 되었고 초대인원도 전체 30명 내외로 제한되어 표창장수상자와 가족 한 명, 즉 꽃다발 증정과 기념으로 남길 사진을 찍어줄 가족 한사람만 참석하도록 지침이 왔다고 한다.

원래 식순에는 식전 행사도 준비되어 있었다. (사)서도소리보존회에서 청춘가, 태평가, 양산도, 뱃노래, 자진뱃노래등을 공연하기로 식순에 나와 있다. 원래 예정했던 순서대로 진행이 되었다면 훨씬 더 축하의 분위기를 내었을 것이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제3회 김포시 효행상 시상식 책자에 실은 축사에서 “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효(孝)와 예(禮)를 중시하는 정신문화가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고 그래서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우고 있습니다. “

“영국의 옥스포드대학교 석좌교수였던 아놀드토인비 박사와 미국 뉴욕대학교 석좌교수였던 앨빈토플러 박사는 대한민국의 충효정신을 중심으로 하는 동양의 정신문화가 21세기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 말한 바도 있습니다.” 라고 썼다.

최성규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설립자이며 총장은 역시 축사에서 “세계적인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박사(Arnold Joseph Toynbee. 영국)는 “효사상은 인류를 위한 가장 위대한 사상이다. 한국에서 장차 인류뮨명에 크게 기여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부모를 공경하는 효사상일 것이다. 그 효사상과 경로사상, 그리고 가족제도를 영원히 보존하자.” 고 하였다.

효(孝)는 백행지본(百行之本)이라고 한다. 금번 제3회 효행상시상식에 참여한 국회의원 김주영의원은 ”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고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효행의 발자취와 충효사상과 같은 고유의 윤리의식은 경로효친이 퇴색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계승해야 할 소중한 정신적 가치라 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김포시 효행상수상자는 모두 6명이었다. 한사람 한사람 나가서 표창장과 부상을 받고 가족이 준비한 꽃다발을 받고 상을 수여한 단체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내 이름이 불리워졌다.

나도 표창장과 부상(황금행운의열쇠)을 받았다. 내 앞에 앉았던 수상자 가족이 준비해온 꽃다발을 얼른 빌려 주었다. 남편이 빌린 꽃다발을 가지고 나와서 내게 주었다. 나는 꽃다발과 표창장과 함께 들고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다. 표창장 수상자들이 가족들과도 사진을찍었다. 부상으로 받은 황금행운의열쇠와 기념품으로 받은 작은떡상자 하나와 기념타올도 받았다. 이 행사를 위해 열심히 준비한 분들의 노고가 엿보였다.

사실 나는 김포에 이사와서 살면서 이런 상이 있는줄도 몰랐다. 나를 효행상을 받도록 추천한분은 동네 S부동산 사장님이다. 내가 김포에 이사와서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주신 S부동산 사장님은 지난 여름 나에게 효행상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S부동산 사장님은 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길을 오가는 것을 보았는지 어머니를 어떻게 모시게 되었는지 나에게 물었고 나는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서 8년째 모시고 살게 되었노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후 S부동산 사장님은 어서 나에 대한 프로필과 정보를 달라고 했지만 나는 자기 부모 모시고 사는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게 무슨 큰 상 받을 일이 되겠느냐고 효행상 받는 일을 사양했다.

내가 빨리 인적 정보를 주지 않았더니 S부동산 사장님은 “아니, 효행상 추천을 해도 다 되는것도 아니고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어서 정보와 어머니를 모시게된 경위를 써서 한번 줘 보세요.” 한다.

그렇게 해서 S부동산 사장님은 나를 효행상표창 대상으로 추천을 했고 효행상 수상자로 선정이 되어 상을 받게 되었다. 정말 내게는 뜻밖의 상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고는 하지만 그냥 평범하게 해 드린것 뿐인데…

그러나 내 생각과는 다르게 하나님은 나를 위로해야할 필요를 느끼셨나보다. 효행상을 받은것도 고맙지만 요즘은 치매앓는 어머니가 가끔 정신이 돌아오실때면 나에게 사례를 하는 말을 하셔서 나에게 감동을 주신다

지난밤 새벽에도 기저귀를 갈아 드리는데 어머니가 보통때 전혀 하지 않던 말을 하셨다. “미안해…” 라고… 그런 말을 들을때면 어머니를 향한 내마음이 짠~ 해진다. 또 어떤 때는 기저귀를 갈아 드리기전 물티슈로 몸을 닦아드리면 시원 하신지 “고맙다” 라고 하실때도 있다.

어제 생일을 맞은 남편을 축하 하면서 내가 어머니에게 “어머니 애비 낳고 키우시느라 수고 하셨어요 감사해요.” 했더니 어머니가 “내가? 난몰라” 하신다. 치매로 인해서 지난 기억을 다 잊고 사시는 어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며느리가 당신을 시중 드는것이 고맙고 미안하다고 느껴 지시는가 보다. 뜻밖의 효행상 표창장 을 받은것도 감사했지만, 그보다도 어머니가 정신이 돌아와 며느리의 수고를 알아 주실때 나는 더 감격한다.

언젠가 어머니와 내가 이 땅에서 헤어지게 될 날이 올것이다. 나는 그런 날이 왔을때 어머니에게 내가 잘못해 드린 기억 때문에 미안해지기 싫어서라도 순간 순간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산다.

사람에게 있어서 후회중에 가장 큰 후회는 부모님이 이세상을 떠나고 난뒤에야 깨닫게 되는 일이다. 부모님에게 소홀하고 효도하지 못해서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보았다. 그러므로 우리도 아직 기회가 있을때 부모님을 잘 섬기자.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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