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

이 세상에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대답은 남녀노소 국적불문 하고 자신의 생명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살아 있기에 천하에 모든 것이 의미가 있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사람이 천하를 얻고도 네 생명을 잃는다면 무엇이 유익하느냐고 묻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 이래로 사람은 오래 살기 위해서라면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사후세계에서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싶어서 중국의 진시황제는 실제 사람의 얼굴을 본을 떠서 흙으로 수많은 병마용을 만들어서 자신이 죽은 후 지하에 땅을 파고 배치하도록 하였다.

얼마 전 지하철을 탔을 때의 일이다. 내 나이 비슷한 부인과 함께 나란히 앉게 되었다. 누가 먼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자신은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이란 식품은 다 먹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챙겨 먹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그만큼이나마 유지하고 살고 있다고 하면서 나에게 무슨 건강보조식품 혹은 약을 먹느냐고 물어왔다. 내가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 “약이라곤 비타민C만 먹고 있어요.”

그녀는 놀랍다는 듯이 그럼 건강 보조식픔도 먹지 않느냐고 또 물었다. 나는 또 대답했다. 나는 건강보조식품은 먹지 않지만 완전한 건강식품을 먹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호기심 있어 하며 그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는 또 웃으며 대답했다. “편식하지 않고 하루 세끼 밥을 잘 먹어요. “그녀는 놀랍다는 듯이 “아니, 그 나이에 어떤 건강보조식품을 안 먹고도 어디 아픈데가 없어요?” 한다. 나는 “글쎄요 특별히 아픈데는 별로 없어요.”

별 의미 없는 싱거울수도 있는 대화였지만 내가 알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심리상태에 관해서이다. 사람들은 나이 들어 가면서 건강염려증이 생기나 보다. 그래서 온갖 몸에 좋다는 약과 건강보조식품을 먹지 않으면 불안한 것이다.

오늘은 나의 결기일(결혼기념일)이다. 벌써 결혼 41주년이다. 26살 신부와 28살 신랑이 만나서 41년간을 별의별일을 다 겪으면서 함께 살아왔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면 경이로운 일이다.

친정 어머니가 결혼 40주년을 보내고는 60세 나이에 돌아가신 생각이 났다. “아… 내가 벌써 우리 부모님이 결혼하여 살아오신 그 날들만큼 결혼해서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묘해졌다.

큰딸이 아빠 엄마 41번째 결기일 축하 한다면서 점심값을 보내왔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밖에 나가서 식사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작년에는 40 주년이라고 좀 유난스레 결혼기념일을 챙겼었지만 말이다.

마침 어제 우리동네에 생긴 무인마켓에서 안동찜닭밀키트를 사다 놓은것이 있어서 점심은 그걸 요리해서 먹으면 될 것 같았다. 밥은 하지말고 고구마를 구워서 양배추샐러드와 닭고기와 함께 먹으면서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면 될 것 같았다.

찜닭을 하도록 토막낸 닭고기 한마리에 감자 당근 양파 같은 야채와 소스와 당면 떡뽁이 떡까지 골고루 들어 있어서 한번씩 씻어서 넣고 너무 편하게 금방 조리가 되었다. 들어갈 재료가 충분히 들어갔으니 맛있게 만들어 졌다.

우리는 감사 기도를 드리고 식사를 시작 하였다. 결혼 기념일엔 왠지 나가서 외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지만, 올해 결혼 기념일은 모두 생략하고 조용히 집에서 보내기로 하였다. 남편도 내가 차려논 점심 밥상을 보며 아주 훌륭한 오찬이라고 칭찬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의 모든 일상이 전과 같지가 않다. 전에는 생각없이 평범하게 누렸던 모든 일들을 이제는 하지 못하거나 해서는 않되는 시대를 살아가게 된 것이다. 이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지난 일년만 해도 내 주위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유명을 달리한 지인들과 선교사님들이 많았다. 며칠전에도 내가 아는 멀쩡했던 60대의 남성 한 분이 또 소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런 시국이기에 지난 주에 드린 추수감사주일은 특별한 감사의 마음으로 예배를 드렸다. 지난해 추수감사주일예배를 드렸을 많은 이들이 올해 추수감사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이 땅을 떠나갔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이렇게 추수감사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는 자체가 은혜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 마음은 더욱 숙연해졌다. 누구도 내년 추수감사주일을 다시 맞을 수 있을지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알지 못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미래를 알지 못하는 것은 축복이다. 내일을 알고 산다면 얼마나 불행할 것인가? 그래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오직 믿음으로 살아 가야 한다고 성경은 말한다.

사람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의 생명이다. 그런데 그 생명을 유지하게 해주는 분이 있다. 바로 하나님이다. 성경은 사람의 생명의 주인은 바로 하나님이라고 우리에게 알려 준다.

그러므로 피조물인 우리가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하나님께 감사할뿐 아니라 나와 연관지어진 모든 사람 일 관계를 감사해야 한다.

요즘들어 나는 범사에 감사하고 있다. 아파트 정원을 걷다가도 내가 밟고 있는 보도불럭을 힘들여 깔았을 그 누군가를 생각하며 감사한다. 내가 좋아하는 아치형으로 심어 놓은 소나무를 보면서 또 감사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을 출입하며 볼 때마다 또 감사한다. 내 주제로는 벽돌한장 쌓을 줄도 모르는데 누군가의 수고로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저 높다란 아파트가 지어진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이 따뜻한 새 집에서 어머니를 모실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가끔 나는 집안을 왔다 갔다 하는 남편을 바라보면 떠오르는 영상이 있다. 그것은 김포로 오기 전에 살던 신월동 반지하 빌라이다.

보통이상의 키와 덩치를 가진 남편이 반지하 빌라의 조그만 방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 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좁은 공간에서 낮에도 불을 켜야 하는 어두운 방에서 앉은 책상을 놓고 책을 들여다 보던 모습 또한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남편은 그의 덩치가 결코 그리 커보이지 않는 넓은 공간의 집에서 여유롭게 공부하고 기도하고 책을 읽는다. 그런 일만 떠올라도 나는 얼른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아찔한 추억도 기억이 난다. 반지하 빌라의 어머니방은 작았다. 안방을 우리 부부에게 내어 주시고 작은 방에 장롱 침대 화장대까지 넣고 쓰셨다. 어느날 어머니는 화장대 바로 밑에서 앉은상을 놓고 성경필사를 하고 있었다.

밖에서 들어온 남편이 “어머니 구부리고 쓰시지 말고 밖으로 나오셔서 식탁에 놓고 쓰세요” 했다. 어머니가 아들의 말을 듣고 주방 식탁으로 성경과 노트를 들고 나와서 막 성경필사를 시작 하려고 할때이다.

“와장창창~ “ 커다란 소리가 어머니 방에서 들렸다. 화장대위에 달아 놓은 화장대 거울이 못이 빠지면서 떨어져 방바닥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화장대 거울이 상당히 무거워서 벽에 박힌 못이 감당을 못한 것이다.

고개를 숙이고 성경을 쓰던 어머니는 아마 방에 그대로 계셨다면 무거운 거울에 머리를 맞아 아주 위험해 질 수도 있었다. 아니 어쩌면 십중팔구는 돌아가실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것도 집이 너무 좁은 탓에 발생한 일이다.

내가 이 수필을 쓰고 있는 것을 본 남편 K선교사가 자신의 바인다를 열어서 무언가를 찾더니 나에게 읽어 보라고 주었다. 깨알같은 작은 글씨로 남편은 이렇게 기록해 놓고 있었다.

“2015년8월4일, 밤 10시30분경 거울이 어머님이 필사하던 자리에 떨어졌으나 식탁에서 성경필사하고 있어서 해를 입지 않음. 아내가 그일이 있기 전에 2시간 동안 기도했음. 며칠전부터 내가 식탁에서 쓰시라고 말함. 못이 빠져서 거울이 빠짐”

무릇 생명있는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이번 추수감사주일에는 특별히 더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한 예배를 드렸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에 가장 충실해지고자 해 본 추수감사주일이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를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 또 너희의 온 영과 혼과 몸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강림하실 때에 흠 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살전 5:18,23)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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