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가는 순서는 없다지만…

나와 같은 노회에서 목회활동을 했던 여목사님이 얼마전에 소천했다. 지병으로 인해 아직 70도 못된 아까운 나이에 이 땅을 떠난 것이다. 떠났기에 도착한 곳이 있을 것이고 그곳은 주님 계신 천국일 것이다.

하지만 같은 여목회자로서 같은 노회에서 친분이 있던 사람으로서 몹시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예쁘고 단아한 모습의 여목사님이었는데 뜻밖의 이별이 너무 안타깝다.

그런데 나와 같은 노회에서 활동하던 여목사님만 떠난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교단이지만 다른 노회에서 목회하던 잘 아는 여목사님도 목회도중 교통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었다. 오늘 지난 수필들을 찾아 보다가 그 글을 발견했다.

사람의 생명이 길고 짧은 것은 생명의 주인에게 달려 있다. 가기 싫어도 나를 지으신 그분이 오라 하시면 가야 한다. 온 순서는 있으되 가는 순서는 없기 때문이다. 며칠전 페이스북을 뒤적이다가 너무 놀랍고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그것은 내가 잘아는 여목사님의 영정사진 모습이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그 목사님이 좀 특별한 부분이 있는 분이어서 처음에는 그 목사님이 자신의 미래의 죽음을 표현한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그 사진과 함께 쓰여진 글을 보고서야 내가 잘 아는 그 여목사님이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닌것을 알게 되었다. 그 여목사님과 동역하던 전도사님이 쓴 글을 보고서야 말이다. 그 글에는 그 여목사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쓰여 있었다.

나는 그 소식을 접하고 한동안 멍한 심정이
되었다. 아니 이럴수가… 그렇게 의욕적으로 사역을 하던 목사님 이었는데… 물론 나이도 나보다 몇살이나 아래이니 아직 50대 중반쯤으로 젊은 나이였다.

그제서야 나는 그 목사님에게 문자를 보내도 카톡을 보내도 답장을 받을 수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지난 2017년 1월25일 입력된 기사였다. 그러니 벌써 수 개월이 지난 것이다. 같은 교단이지만 같은 노회는 아니어서 연락도 못 받았다.

그렇게 가깝게 지낸것은 아니었지만 서로간에 추억이 있는 목사님 이었는데… 먼저 장신대 신대원 시절에 종종 학교 근처에서 마주칠때 마다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나눈적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그녀는 안산에서 개척을 하였다.

그냥 가정집에서 개척을 한 것이다. YM 출신으로 치유 목회사역을 하자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어 재미있게 사역을 하였다. 사람들이 십여명 가까이 되어 가정집에서 집이 작다고 생각되어져 건물을 위해 기도 했다고 한다.

그 때 기도하던 중에 남성역에 있는 한 건물을 빌리게 되어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그런데 그 건물은 나와 남편 K선교사가 잘아는 고향의 CCC후배가 임대해서 재경 청주 나사렛 모임을 갖는 장소였다.

주일은 사용하지 않으니 그 여목사님이 개척한 교회의 딱한 사정을 듣고 빌려 주었던 것이다. 그 교회가 2016년 신년 치유 집회를 삼일동안 했었다. 호주에서 오신 YM치유 사역자를 모시고 집회를 했을때 나와 남편도 참석을 하여 은혜를 받고 고민중이던 문제도 해결 받은적이 있었다.

그 목사님과의 추억은 그것뿐이 아니었다. 2013년쯤인가 나는 부산에 갈 일이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그 소식을 접한 그 목사님이 연락을 해 왔다. 부산에 가거든 홀로 사시는 친정 어머니를 꼭 찾아 봐 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나와 남편은 지리도 잘 모르는 부산에서 그 목사님의 어머니를 찾아 뵙고 위로해 드릴 수가 있었다. 특별히 혼자 살면서 아프신 어머니가 걱정이 되어 당시 안산에 살던 그 목사님이 모시고 싶은데 어머니가 안 온다고 고집을 부리신다는 것이다.

나와 남편 K선교사는 그 목사님의 어머니께 고향인 부산을 떠나는 것이 어려우시겠지만 따님이 그렇게 걱정을 하니 일단 며칠만 딸과 함께 살아보시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드렸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아니다 싶으면 다시 부산으로 오셔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그 어머니는 그 제안에 마음이 움직여 지셔서 따님이 그 목사님과 같이 사시게 되었다. 어머니를 모시도록 도와준 그 일로 인해 그 목사님은 우리 부부에게 무척 고마워 했다. 그리고 2년쯤 모셨을까 싶은데 따님이 먼저 이 세상을 떠나다니…

최근 수개월간 가끔 페이스 북에 올라오는 그 목사님의 근황은 교회는 알차게 성장하고 있었다. 또 교인들과 야외집회라든가 여행등을 하며 정말 너무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이 올라오곤 했다. 나는 그 목사님이 교회를 개척 하느라 그렇게도 고생이 많더니만 이젠 주님께서 형통한 축복을 주시는 구나 하면서 내심 흐믓해 하곤 했었다.

그런데 이처럼 그 목사님이 천국으로 이사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참 사람의 내일일은 정말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매일의 삶을 후회없이 사는것만이 가장 잘 사는 것일 것이다.

언제 어느때 주님이 나를 부르셔도 후회가 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 시국이 어수선한 요즈음 나는 성경을 필사하며 마음을 다스린다. 또 매일 새벽에 기도하러 가면서 마음에 평정을 얻곤한다. 내일 일은 주님께 맡기고 오늘 충실한 하루를 살아가자.

“그러나 이제는 너희가 죄로부터 해방되고 하나님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를 맺었으니 그 마지막은 영생이라(롬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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