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모처럼의 제주여행

최근 코로나가 완화 되면서 여행이 매우 자유로워졌다. 그동안 여행을 절제하고 있던 사람들이 코로나규제에서 풀려난 모습은 우선 공항을 가보면 알 수 있다. 나도 지난 월요일 제주를 가기 위해서 김포공항으로 갔으니까 말이다.

국내선인 김포공항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내가 속한 노회의‘교역자수련회’ 가 제주에서 있어서 단체로 항공일정을 예약했다. 김포에서 아침 비행기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는데 이곳 역시 김포공항 못지 않았다. 제주공항 도처에 인파로 가득했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아직은 국내사람뿐만 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많아요. 만약 무비자인 이 제주에 외국인 특히 중국인이 오기 시작하면 제주가 포화상태가 되어 아마 가라앉을 거예요 하하하…” 그저 웃으개라고 생각 하기엔 나름대로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대절되어 있는 버스를 타고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이기풍기념관&역사관 이 있는 모슬포 교회로 갔다. 대절버스에 타자 마자 여교역자회에서 준비해간 간식을 차안에서 먼저 나누어 주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느라고 아침식사를 거른 분들이 꽤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간식 봉지 안에 다른것도 있었지만 빵 종류인 크림치즈파운드 케잌이 하나 들어 있어 요기가 좀 될것 같았다.

이기풍기념관 관람을 하고는 ‘교역자수련회’를 시작하는 개회예배를 드렸다. 모슬포 교회의 열매가 지도위에 화살표로 잘 표시되어 있었다. 그 교회들은 곧 영락리교회, 평지교회, 대정교회, 사계교회, 그리고 안덕교회이다.

당시 성도들은 고기상자 나무로 교회를 짓고 예배를 드릴만큼 열악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그때 어렵게 심고 가꾼 신앙의 열매를 오늘 우리가 따먹고 있고 마음껏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슬포 예배당 안에 걸려 있는 교회 캠페인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예배당 앞측 양쪽에 걸려 있는 그 문구중 하나는 ‘아생교회사(我生教会死, 아사교회생(我死教会生)’으로 내가 살면 교회가 죽고 내가 죽으면 교회가 산다는 내용이다.

다른 하나의 캠페인은 ‘미고사축’ 으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의 첫글자이다. 성도들이 ‘미고사축’이 네 마디만 사용한다면 싸울일도 없고 오해할 일도 없고 교회 분위기가 언제나 짱이 될것이 틀림없겠다 싶었다.

예배를 드리고 점심은 미리 예약된 옥돔정식을 먹으러 갔다. 배고픈김에 먹긴 했지만 음식이 여러가지로 소홀했다. 관광지의 폐단을 보는것 같았다. 관광객이란 한번 다녀가면 또 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저리 소홀하게 대접하는걸까

하지만 그후에 2박 3일을 지내면서 먹었던 다른 식사들은 다 좋은 편이었다. 첫째날저녁 흑돼지고기 구이도 좋았고 이튿날 먹은 낙지볶음백반과 저녁에 먹은 갈치조림도 생물갈치라서 정말 맛있었다. 마지막날 점심의 삼계탕까지 완벽했다.

아침은 숙박한 호텔에서 준비한 호텔조식을 먹었다. 큰호텔들처럼 화려하고 음식 가지 수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식과 양식으로 겸해서 먹을 수 있어서 가벼운 아침식사로는 좋았다. 커피가 특히 맛있었다.

대절 버스를 타고 수국축제가 한창일 혼인지를 가려고 했으나 비가 오는 관계로 제주아트서커스(ART CIRCUS)쇼를 보러 갔다. 입장료가 2만원이었다. 입장료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트서커스를 보고 나올때는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다음 제주 바닷가의 절경인 둘레7길을 걸었다. 날이 흐리면서 비가 좀 뿌리기도 했지만 많이 내리지 않아서 걷기는 딱 좋았다. 전에 제주에 와서 가 본 길이지만 역시 둘레길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멀리 보이는 섬들과 어우러져서 참 아름다웠다.

점심을 먹고는 제주의 동쪽 특급명소로 꼽히는 미디어아트 관람관인 ‘빛의벙커’ 를 갔다. 모네, 르누아르, 샤갈의 작품을 몰입형미디어아트로 소개하는 ‘지중해의여행’이 빛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입체적이고 생동적인 미술의 세계가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하루 앞당겨 폐회 예배겸 우리교단의 한 교회인 반석교회를 방문했다. 참 아름다운 교회였다. 예배당 들어가는 입구에 수백년은 넘었을듯한 소나무 두그루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소나무들은 이 교회의 역사를 낱낱이 보고 있었던 산증인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으론 흑돼지불판구이와 냉면 혹은 된장찌개와 밥으로 저녁을 먹고 바로 앞에 있는 바닷가를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책했다. 저녁을 먹었지만 찰옥수수를 파는 가게가 보였다. 룸메이트인 S 목사님이 얼른 두개를 샀다.

옥수수를 매우 좋아하는 나는 산책을 하며 옥수수 반개를 먹고는 나머지 반개는 가방에 넣었다. 그런데 검은티셔츠를 맞추어 입은 젊은 커플이 바닷가를 조깅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까 우리일행을 사진찍어준 커플이었다.

나는 얼른 옥수수 반개를 꺼내어 내밀었다. “먹어봐요 아주 맛있어요” 괜찮다고 쑥스러워 하면서도 젊은커플이 옥수수를 받는다. 찰옥수수 나머지 반개를 두었다가 내가 먹은것 보다도 그들에게 준것이 더 마음이 기뻤다.

수련회 마지막날인 셋째날엔 아침 일찍 배를 타고 작은섬인 우도에 들어갔다. 제주에 오는 사람들은 제주에서 가까이 갈 수 있는 여러 섬들을 둘러볼 수 있다. 대략 다섯개의 섬이 있다. 우도, 가파도, 비양도, 차귀도, 마라도이다. 그중에 오늘 우리 일행은 우도를 가는 것이다.

나도 처음 와본 섬이었다. 전동오토바이를 타고 섬을 한바퀴 돌면서 바다를 구경할 수 있었다. 곳곳에 카페가 있고 포토존들이
있었다. 우리 일행은 중간에서 만나서 우도의 유명하다는 땅콩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름다운 바다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이렇게 한눈에 다 볼 수 있다니… 빨간수국과 노란 칸나도 인상적인 우도에 이번 8월에 결혼하는 아들이 신혼여행지를 제주로 정했다는데, 이곳에 꼭 가보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도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나오니 이번 교역자수련회를 기획하고 진행한 임원들이 마지막 섬김의 오찬으로 밀림원 이라는 식당에서 삼계탕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야말로 삼계탕하면 몸보신용이 아니던가.

서비스도 좋은 그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는 마지막코스로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을 갔다. 죽죽벋은 우거진 삼림을 한바퀴 돌고 나오면 산림욕 효용의 근원인 피톤치드(phytoncide)를 충분히 마셔서 더욱 건강해질것 같았다.

입구에서 커피를 한잔씩 받아들고 절물자연휴양림으로 들어 갔다. 함께 가던 룸메이트 S목사님과 나는 약속이라도 한듯이 입구 얼마 안가서 있는 울창한 삼나무속에 설치해 놓은 들마루로 올라갔다. 전에도 이곳에 왔었기에 그냥 쉬고 싶어서였다.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니 쭉쭉 뻗은 나무들이 마치 하늘에 우물을 만들어 논 우물입구처럼 보였다. 향긋한 나무냄새와 시원한 바람이 그대로 힐링이 되었다. 저쪽 들마루에서도 사람들이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어젯밤 늦게 마신 커피탓에 잠을 설쳐서 눈좀 붙이려고 했더니 하하.. 허허..이야기소리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아서 도저히 잠이 오지를 않는다. 이십미터쯤 떨어진 곳인데도 말이다. 우리는 조그맣게 “아니, 수다는 여자들이 떠는 것인줄만 알았는데 남자들 수다 또한 아주 대단하네요”

하기야 목사님들이 누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했겠는가? 늘 조심 조심 살았을테니 이런 동료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나 하고 싶은 말 실컷 해야지 … 그래서 우리는 봐주기로 했다. “하고 싶은말 실컷 나누고 후련해진 마음으로 사역의 현장으로 돌아들 가세요.” 하고 빌어주는 마음으로 말이다.

모든 일정이 끝났다. 우리 일행은 공항으로 이동했다. 섬기는 손길이 준비한 제주에서 준비한 기정떡을 작은 박스로 한박스씩 나누어 준다. 그렇지 않아도 집에 뭐든 사가야 할텐데… 잘됐다 싶었다. 이박삼일의 알맞은 일정의 교역자수련회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사랑하는 자여 네가 무엇이든지 형제 곧 나그네 된 자들에게 행하는 것은 신실한 일이니(요삼 1:5)”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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