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준비할 때가 아름답다

최근 들어 이런 저런 모임들이 많아졌다. 이것이 바로 코로나가 완화된 증거이다. 사람들은 그동안 크고 작은 모임들을 못하거나 자제할 수 밖에 없었다가 이제 모임도 여행도 슬슬하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내가 속한 H노회에서도 그동안 가지 못하고 있던 교역자 수련회를 가기로 했다. 장소는 바다 건너에 있는 제주도이다. 그런데예상외로 많은 목사님들이 ‘교역자수련회’ 참석신청을 해 왔다.

아마 그동안 모든 여행을 자제하고 못했기때문일 것이다. 기회가 주어졌을때 즉 ‘교역자수련회’를 통해 바다 바람이라도 쐬고 제주도 올레길을 걸으며 힐링을 경험하고 싶어서 였는지 몰라도 그전보다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하였다고 한다.

교역자 수련회에 참석하는 목사님들에게 우리노회 여교역자회 에서도 섬김의 기회를 갖기로 했다. 여행할때 차안에서 먹을 간식을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목요일 날을 정해서 임원들이 회장인 우리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우리 교회에서 모여도 되지만 아무래도 간식들을 벌려놓고 나누고 패키지 하는데는 넓은 거실바닥에 늘어 놓고 하는것이 더 편리할것 같아서였다. 함께 간식을 준비 하기로 한 K목사님이 문자를 보냈다.

“점심은 사 주시는거죠?” 내가 답문자를 보냈다. “점심은 싸서 가지고 오시면 좋을듯… ㅋㅋ 농담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문자를 보냈다. “시레기국에 쇠불고기 상추쌈 준비할께요 실망 안할겁니다.”

K목사님과 J목사님이 약속한 시간에 도착했다. 인생을 살아보면 매사에 일도 중요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 이렇게 여목사님들과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 좋은 교제의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소박하지만 내 나름대로는 정성을 들여 준비한 점심상을 준비했다. 밥상을 마주하고 우리는 우선 식사를 했다. 내가 쇠불고기를 세접시에 나누어 각각 앞에 놓아 주는 것을 보고 J목사님이 웃는다.

나도 웃었다. “호호… 고기는 각각 나누어 주어야 다툼이 없죠.” 생각해 보면 웃으웠다. 가난한 시절을 살아온 티를 내가 너무 내는것 같아서 말이다. 물론 각자 편하게 불고기를 먹도록 배려한 점도 있었다.

내가 어린시절은 먹을것이 귀할 때였다. 밥상에 올라온 고기든 두부든 먹음직한 음식은 뭐든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때도 지금 내가 한것처럼 각자 자신의 앞접시에 나누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당시엔 밥그릇은 각자 였지만 우리친정집은 반찬은 대개 같이 먹도록 되어 있었다 된장찌개에 둥둥떠 있는 두부는 누가 떠 갔는지 잽싸지 못하면 한조각도 얻어 먹지 못하였다. 고기찌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선지 나는 지금도 식구들 밥상을 차릴때면 김치나 기본 반찬은 함께 먹도록 하나만 놓지만, 좀 먹음직한 음식을 만들었을때는 꼭 각 접시에 나누어 놓을 때가 많다. 음식을 천천히 먹는 사람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말이다.

아무튼 우리는 시레기국에 깻잎과상추쌈에 쇠불고기를 쌈을 싸서 먹었다. 막 맛있게 익은 알타리김치와 콩나물 무침, 양배추쌈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서 우리집근처에 있는 이마트트레이더스로 갔다.

크림치즈파운드, 맥시봉소세지,젤리같은쫄깃한 후르트스낵, 레몬사탕과 커피사탕, 초콜렛, 참쌀선병과 참쌀선과 그리고 자알리톨껌도 잊지 않고 샀다. 간식을 담을 지퍼백도 샀다. 이렇게 간식을 쌀 만반의 준비를 해가지고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K목사님이 감기 기운이 심해서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고 한다. 우리집에서 쉬고 좀 나아지면 가라고 해도 굳이 집으로 돌아갔다 운전을 하고 가야 하는데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나와 J목사님과 두사람이 간식봉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간식을 받아들고 즐거워 할 동료 목사님들의 얼굴을 떠 올리며 J목사님과 나는 열심히 간식을 지퍼백에 골고루 담았다. 자알리톨껌은 작은 비닐봉지에 따로 담아서 넣었다.

확실히 수련회를 위해서 무언가 봉사를 하는 사람은 더 기대가 되는것 같다. 이번 교역자 수련회를 통해 우리 H노회 목사님들이 더 깊은 친교를 이루고 힐링을 체험하고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하게 된다.

여교역자회의 봉사와 수고로 ‘교역자수련회’에 참석하는 목사님들의 입이 즐거울뿐 아니라 마음도 기뻐질 수 있기를 기도했다. 수고한 J목사님과 냉커피 한잔을 타서 마시면서 즐거운 간식준비는 마무리 되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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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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