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게스트룸에 임한 은혜

해가 바뀌었으니 벌써 작년이다. 12월초에 몽골에서 잠시 한국에 들리러 온 L목사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목사님 ,좋은 숙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리고 구정을 며칠 앞두고서 또 문자가 왔다. “목사님 좋은 곳에서 잘 쉬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나는 “ 아… 벌써 L목사님 가족이 몽골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나… 게스트룸에 한번 방문하려고 했었는데…” 몽골의 한목회자 가정이 한국에 나와서 두 주를 머물다가 돌아간 것이다. 아이들도 데리고 왔다기에 나는 방문해서 아이들에게 뭐라도 사 주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만나지 못했다.

L목사님은 몽골인으로 장신대로 유학을 왔었다. 졸업후 고국인 몽골로 돌아가서 목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L목사님이 얼마전 장신대 신대원동기들의 그룹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안녕하십니까? 몽골에서 인사드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가족이 한국을 방문해서 거주할 수 있는 숙소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가족 4명이 살 수 있는 취사 가능한 숙소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남자 9살,6살. 혹시 저렴한 가격에 머물수 있는 숙소 알고 계시면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그런데 그 글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아무래도 이런 일은 선교사인 내가 나서서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지인 가운데 유치원건물 안에 게스트룸이 있는 집사님이 생각났다.

나는 L목사님에게 위치가 김포도 괜찮으면 게스트룸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였다. 게스트룸이 있는 유치원은 김포벌판에 세워져 있어서 자동차가 없으면 생활하기가 편리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렌트카가 있어야 편리하게 지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마침 선교사들이 귀국했을때 차량을 저렴하게(시중의 렌트비용의 50%정도)렌트해 주는 집사님 한분을 알고 있어서 선교렌트카 역시 연결해 주면 되겠다 싶었다.

마침 유치원안에 있는 게스트룸은 비어 있었다. 원장인 G집사님은 흔쾌하게 사용하도록 허락을 해 주었다. 넓은 방과 작은 방이 있고 넓은 주방이 달려 있는 곳으로 건물도 지은지 얼마 안되는 새건물 이어서 지내기는 아주 쾌적한 곳이었다.

L목사님은 4인 가족이 머물 수 있는 게스트룸을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지 좋다고 하였다. 게다가 유치원 원장님은 선교사들을 섬기기 위해서 마련해 둔 게스트룸이어서 전혀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게스트룸을 빌려주고 있었다.

사실 아이들과 지내기엔 상당히 좋은 조건의 게스트룸 이었다. 예정대로 몽골의 목사님 가정이 들어왔고 나는 몽골 목사님에게 렌트카 대여해 주는 집사님도 연결해 주었다. 일반 렌트카의 절반 가격에 자동차를 렌트해 주어 부담없이 차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두 주가 그렇게도 빠르게 지나가 버린 것이다. 나는 “목사님, 좋은 곳에서 잘 쉬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문자를 받고서야 벌써 그 가족이 돌아갈 시간이 된 것을 알았다. “아… 좀 돕고 싶었는데… 내코가 석자라 돕지도 못하고…”나는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나의 지인이며 사역자인 몽골 목사님 가족이 한국에서 두 주 동안 편히 쉬고 가도록 나그네를 대접해준 유치원 원장 집사님에게 고마운 마음도 표현할겸 해서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유치원 원장인 G집사님과의 통화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주밀하게 주의종들을 돌보시는 분인가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부족했지만 하나님은 실로 풍성한 분이셨다.

몽골 목사님 가족이 한국에 들어와 있는 동안 아마 가장 추운 날씨였을터였다. 유치원 원장집사님은 이미 게스트룸에 이불이 있었지만 몽골 목사님 가족이 추울까봐 따뜻한 이불을 더 사다 주었다고 하였다.

감사하게도… 그런데 몽골 목사님 가정을 향한 은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어느날 여러 유치원 원장님들의 모임이 그 유치원에서 있었다고 한다. 몽골 목사님의 9살 6살 두 아들이 장난치며 떠드는 소리를 그곳에 온 유치원 원장님들이 듣게 되었다.

유치원 원장중에 한 분이 유치원 아이들이 다 하원한 시간인데 왠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느냐고 물었다. G원장집사님은 유치원안에 있는 게스트룸에 몽골의 목사님 가정이 와서 묵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랬더니 그 원장님이 20만원을 꺼내 주면서 몽골목사님 가정에 전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내가 뭐라도 섬겼어야 하는데 하고 아쉬워 하고만 있었는데 내 마음이 다 큰 위로가 되었다.

그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G집사님은 은혜로운 한마디를 덧붙였다. 필리핀 선교지에 보내려고 모아둔 기증품들 털모자 목도리등도 많이 전달해 주었다고 하였다. 몽골이 추운 곳이니 더 필요할 것 같았다고 하면서 말이다.

몽골에서 목회하는 L목사님은 교회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이 있을 것이다. 몽골이 한국처럼 모든 물자가 풍요로운 곳이 아니니 말이다. G집사님은 유치원을 하고 있으니 필요한 교육 기자재들도 챙겨 보내 주었다.

G 집사님은 늘 선교지를 기억하고 돕고 있는 분이다. 또 고국에 들어오는 선교사들이 거처가 필요한 것을 알고서 집사님은 수년전 이곳에 유치원을 지을때도 옥상에는 예배실을 반지하에는 선교사 게스트룸을 지었다.

G집사님의 은혜의 행보는 그것뿐이 아니었다. 구정을 며칠 앞두고 1월 20일 L목사님의 가족은 몽골로 돌아갔는데, G집사님은 몽골 목사님의 9살 6살 두 아들에게 적지 않은 세뱃돈까지 미리 주어 보냈다고 했다.

나는 게스트룸과 렌트차량만 소개해 주었을뿐이지만, 하나님께 은혜 입은 G원장집사님이 나그네인 몽골 목사님 가족을 저렇게 자상하게 보살펴 주었다니… 놀라웠다. 내마음이 아주 푸근해졌다. 사실 주는 자가 받는자보다 복된자이다.

오늘 우리의 일상의 삶 가운데 우리의 도움을, 우리의 작은 친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혹 없는지 살펴보자.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고 있다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났을때 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히 13:1-2)”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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