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근 칼럼] 미국의 245번째 생일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입니다.

보통 독립기념일이라고 하면 한국의 8.15 같이 식민지에서 탈출하던 날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1776년 7월 4일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이 독립선언문을 채택하고 선언한 날이지 실제 독립을 쟁취한 날은 아닙니다. 식민지의 민병대가 영국과의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775년 부터입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실제로 독립을 하고 국제사회에서 나라로 인정을 받은 것은 1783년 파리에서 종전협약을 맺고 나서입니다.

독립 이후의 미국은 서부개척과 함께 새로운 주가 늘어날 때마다 미국의 국기에 별을 하나씩 추가했습니다. 새로운 주가 연방에 가입하면 돌아오는 독립기념일에 별의 수를 늘리는 전통을 만들어 미국인들에게는 독립기념일은 국기를 변경하는 날로도 인식되었습니다.

미국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미국 군대도 민병대인 식민지군에서 대륙군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령관으로 조지 워싱톤을 임명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전쟁물자를 생산하는 것이 거의 없어서 90%이상을 유럽에서 수입하는 실정이었습니다. 더구나 당시 세계최강인 영국군과의 전투는 절대적으로 불리했습니다. 처음으로 승리다운 승전을 한 전투가 개전 이후 수년이 지난 1778년의 사라토가 전투입니다. 대륙군의 첫 승리를 발판으로 프랑스를 설득하여 참전하게 하였고 그 이후로 스페인과 네덜란드도 영국에 대항하여 참전하였고 전세는 대륙군에게 유리하게 흘러갔습니다. 1781년 요크타운 전투에서 프랑스와 대륙군 연합부대가 영국군의 주력부대를 격파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783년 9월 3일 파리에서 조약을 맺고 영국은 미국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전세계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불가능에 가까웠던 미국의 독립이 이뤄지고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나라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국도 문제 많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왕정으로 시작하지 않은 점이나 조지 워싱톤이 전쟁 승리 후에 황제로 등극하지 않고 대통령이 된 것, 건국의 아버지들의 혜안, 삼권분립의 체제 등등을 생각해보면 축복 받은 나라임에 분명합니다.

미국이 독립을 선포하던 1776년의 조선에서는 철인군주 정조가 등극했습니다. 정조는 1800년에 별세했으니 24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을 통치했습니다. 세계정세의 변화를 외면하고 공자왈 맹자왈 하시면서 부친인 사도세자 문제를 계속 부각시키며 정계혼란을 일으킨 게 너무 아쉽습니다. 더구나 정조시대에는 100년에 하나 날까말까하는 수재들이 몰려 있던 시대입니다.

조선의 왕 중에 가장 똑똑한 분이지만 미래를 내다보며 나라와 백성을 위한 제도와 대책을 만드는 바람직한 지도자는 아니었습니다. 그의 사후 1800년대는 조선왕조의 완전 몰락기입니다. 이런 역사를 돌아보면 정조에게 따질 것이 정말 많습니다. 이런 정조를 정조대왕이라고 추켜세우는 것은 역사를 통해 교훈을 제대로 얻지 못한 결과라고 느껴집니다.

반면에 미국은 독립을 선언하고 그후 200년이 전성기로 가는 과정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20세기가 끝나는 시점에 많은 분들이 21세기는 태평양시대가 된다고 전망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미국의 전성기는 끝난 걸까요? 그럼 태평양시대의 패권은 누가 쥘까요? 대안으로 부상하는 중국, 일본, 한국 이 세 나라가 지금 하는 것으로 봐서는 100년 안에 세계의 패권국이 될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는 절대 세계를 제대로 리드할 수 없습니다. 역사에 나오는 패권국들에게는 조셉 나이가 언급한 ‘소프트 파워’가 어느 나라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세계를 리드하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동북아의 세 나라가 따라오려면 하세월이 걸릴 겁니다.

미국의 245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미국이 전세계 최강국으로서 미국만이 아니라 인류와 지구의 성장과 발전에도 큰 족적을 역사에 남기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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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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