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갑자기 부는 회오리바람은 한나절을 지탱하지 못하고”

정은이와 정은이 대리인 재앙이를 굳이 DC로 호출해 마지막으로 못 박아야 할 말이란 결국 이런 취지 밖에 더 있나? 6.25 남침 이래 70년, ‘공산수령 독재 왕조’가 잔혹하게 학살한 수백만 원혼이 구천에 사무쳤다. 악마에 영혼을 판 역적 무리들이 평양과 손잡고 4.19에 5.18, 세월호 원귀까지 조작한 최후의 모반으로 대한민국을 멸망시키려 하나, 결국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악은 반드시 자멸한다.

대개 옳고 바른 길을 정도(正道)라 하고, 위험한 때를 당하여 임기응변으로 모면하는 것을 권도(權道)라 한다.

슬기로운 자는 정도에 입각하여 이치에 순응하므로 성공하고, 어리석은 자는 권도를 함부로 행하다가 이치를 거슬러서 패망하는 것이다.

인간이 한평생을 사는 동안 살고 죽는 것은 예측할 수 없지만, 모든 일에 있어서 양심이 주관하여야 옳고 그름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지금 나는 황제가 내려 준 군대를 거느리고 역적을 토벌하려는 것이지 너와 같은 역적을 상대로 싸우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토벌을 하기에 앞서 한 번 더 은혜로써 회유하여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것인데, 그래도 듣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무력으로써 너희가 침탈한 경도(京都)를 수복할 수밖에 없다.

지금 내가 너를 회유하려는 것이 바로 정도인 것으로서 네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 진지한 태도로 들어 주기 바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너는 본래 먼 시골에서 살던 하찮은 백성이었다. 무모하게도 갑자기 작당하여 강도가 되고 또 그 기세를 몰아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를 어지럽히고 말았다.

언감생심에 깊숙이 갈무리해 두었던 흉포한 마음을 함부로 드러내어 하늘이 정해 준 황제의 지위를 넘보는 데까지 이르렀다. 황제가 계신 도성과 궁궐을 무참히 짓밟았으니 그 죄를 하늘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고대의 당·우(唐·虞: 요순으로 대표되는 상고 시대)로부터 헤아려 보건대 성인인 순(舜) 임금을 배반한 묘(苗)·호(扈)와 같이 양심과 체면, 의리와 충성을 팽개쳐 버린 무리가 어느 때이고 없지는 않았었다.

멀리는 진(晉)의 왕실을 엿보아 반란을 일으킨 유요〔劉曜: 전조(前趙)의 임금〕와 왕돈(王敦) 등이 있고, 가까이는 당(唐)의 황실을 배반한 안록산〔安祿山: 양귀비와 내통하여 연(燕)을 세움〕과 주자〔朱: 대진국(大秦國)을 세움〕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수하(手下)에 많은 군대를 거느리거나, 또는 높은 벼슬을 차지하고 있어서 한번 큰소리로 호령하면 수많은 사람이 벼락을 피하여 도망가듯 사라지고, 은근한 소리로 속삭이면 권력에 아부하는 무리가 마치 연기가 바람을 따라 몰려오듯 온통 그의 주위를 감싸며 몰려들었다.

그리하여 잠시나마 그들의 역모는 성공을 거두는 듯했지만 마침내는 모두 무참히 섬멸당하고 말지 않았느냐?

밝은 해가 온 세상을 비추고 있는데 어찌 도깨비 같은 요기가 횡행할 수 있으며, 황제의 군대가 칼을 뽑아 들었는데 역적이 어찌 목을 온전히 부지할 수 있겠느냐?

다시 말하거니와 너 같은 역적은 시골구석에서 태어난 하찮은 농민 출신으로서 관청을 불지르고 양민을 학살하는 것으로 능사를 삼으니, 그야말로 천인공노할 악질적인 죄인이 아니고 무엇이냐?

이 세상사람 중에 너의 고기를 맛보려고 하지 않는 자가 없을 정도로 원한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너는 알아야 한다.

너 때문에 불행히 죽어 땅 속에 묻힌 원귀들은 하루 속히 네가 목 없는 귀신이 되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대개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것이 보통이다.

지난번 우리 조정에서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너를 달래기 위하여 지방의 요직에 임명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도 너는 만족할 줄 모르고 오히려 못된 독기를 발산하여 가는 곳마다 사람을 죽이고 군주를 욕되게 하여, 결국 황제의 덕화(德化)를 배신하고 말았다. 곧 너는 과분하게도 중서성(中書省)의 병권(兵權)을 장악하자 공후(公侯)들을 멀리 귀양 보냈고, 마침내는 황제까지 먼 지방으로 파천하도록 하였다.

결국 너는 은혜를 원수로 갚아 백 번 죽어 마땅한 대역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러고도 네 어찌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단 말이냐?

네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하겠다.

「도덕경(道德經)」에 이르기를, “갑자기 부는 회오리바람은 한나절을 지탱하지 못하고, 쏟아지는 폭우는 하루를 계속하지 못한다.” 하였다.

천지에 있어서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변화는 이와 같이 오래가지 못하는 법인데, 하물며 사람의 일이겠는가?

「춘추전(春秋傳)」에는 이르기를, “하늘이 착하지 못한 자를 돕는 것은 좋은 조짐이 아니라 그 흉악함을 기르게 하여 더 큰 벌을 내리려고 하는 것이다.” 하였다.

지금 너의 흉포함이 쌓이고 쌓여 온 천지에 가득 찼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 속에서 스스로 안주하고 반성할 줄 모르니, 이는 마치 제비가 초막 위에 집을 지어 놓고도 만족해 하는 것과 같고, 눈앞에 닥친 삶아 죽게 된 운명을 생각지도 못하는 물고기가 솥 안에서도 즐거워하며 헤엄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지금 현명하고 신기스러운 계획으로 온 나라의 군대를 규합하니 용맹스런 장수가 구름처럼 모여들고,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용사들이 소나기처럼 몰려온다.

진격하는 깃대를 높이 세워 남쪽 초(楚)나라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잠재우고, 전함(戰艦)과 누선(樓船)을 띄워 오(吳)나라 강(江)의 풍랑을 막으려고 한다.

도 태위〔陶太尉 : 진(晉)의 장군 도간(陶侃)〕같은 장군은 적군을 무찌르는 데 용맹하고, 양 사공〔楊司空 : 수나라 장군 양웅(楊雄)〕같은 이는 귀신도 두려워할 만한 위엄을 가졌다.

온 세상을 널리 살펴보고 만릿길을 거침없이 횡행함에 너와 같은 좀도둑은 마치 활활 타는 용광로 속에 기러기 털을 넣는 것과 같고, 높이 솟은 태산 밑에 참새알이 깔린 것과 같아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때는 마침 가을이다.

물의 귀신이 우리의 수군(水軍)을 맞이하며 가을 바람은 생물을 죽음의 시련으로 몰아넣으려고 한다.

새벽이슬은 어둡고 미련스러운 기운을 씻어 버린다.

파도가 진정되고 도로가 뚫리면, 석두성(石頭城)에서 닻을 올려 최후로 남은 손권(孫權)의 군대에게서 항복을 받던 두예(杜預)와 같이, 나는 경도(京都)를 순식간에 수복할 것이다.

그 기간은 한 달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사람 죽이기를 싫어하는 우리 황제의 인자한 뜻을 받들어 엄한 법을 적용하지 않고 덕으로써 포용하려고 하는 것뿐이다.

황제께서는 조정에 영을 내려,

“역적을 토벌하는 자는 개인적인 감정을 버리고, 무지하여 방향을 잃은 자를 깨우치는 데 힘써야 한다.”

하셨다.

하여 나는 이 격문을 보내 너의 눈앞에 닥친 위급한 상황을 한 번 더 알려 주는 것이니, 너는 고집을 버리고 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그리하여 허물을 알고 그것을 고치면, 나는 황제에게 주달하여 너에게 나라의 땅을 나누어 주어 대대로 부(富)를 누리도록 하겠다.

그러면 머리와 몸뚱이가 따로 떨어져 나가는 횡액을 면할 뿐 아니라 나라로부터 공명(功名)을 얻어 영원히 우뚝하게 빛날 수 있지 않겠느냐?

덧붙여 말하건대 얼굴로만 알게 된 벗들에게 신의를 생각지 말 것이며, 영화(榮華)를 후세 자손에게 내릴 수 있도록 하라.

이는 하찮은 아녀자들의 말이 아니라 진실로 대장부끼리의 약속이다.

너는 너의 생각을 일찍이 결정하여 나에게 알려 주고 쓸데없이 의심하거나 주저하지 말기를 바란다.

나는 황제의 명령을 받았으니, 나의 신의는 저 맑고 깨끗한 물과 같은 마음에 바탕을 두었다.

나의 말은 틀림없이 하늘이 살펴볼 것이다. 은혜를 베푼다고 해 놓고 개인적인 원망을 내세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네가 헛된 욕망에 이끌려 함부로 날뛰고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이는 마치 지네가 수레바퀴에 저항하는 형상이요, 세상의 변화를 모른 채 옛 것만 고집하는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우(愚)를 범하는 것이다.

마침내 곰을 잡고 표범을 쫓는 우리 군대가 몰아친다면 큰소리만 치던 너의 오합지졸(嗚合之卒)들은 사방으로 흩어져서 도망칠 것이요, 너의 몸은 도끼에 묻은 기름이 될 것이며, 너의 뼈는 전차에 치여 부서진 가루가 될 것이다.

게다가 처자식도 무참히 처형을 당할 것이며, 종족들 또한 죽음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때를 당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을 터이니, 너는 지금 너의 진퇴를 깊이 헤아려 결정하라.

내가 너를 위하여 너의 앞날을 점쳐 보건대 네가 나라를 배반하여 멸망하게 되는 것보다야 나라의 명령에 순종하여 영화로운 장래를 보장받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내가 다만 바라는 바는 장사다운 기개로 과단성 있게 태도를 바꾸는 것이니, 어리석은 자의 집념에 얽매여 우물쭈물 의심만 하지 말기를 간곡히 바란다.

아무〔某〕는 알린다. – 최치원, 「계원필경(桂苑筆耕)」중

이문경(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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