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인테리어 첫 걸음 냉난방기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우리 교회 건물에 드디어 냉난방기를 달았다. 인테리어 첫걸음으로 어렵게 첫걸음을 뗀 것이다. 그런데 냉난방기 설치를 마치고 나자 마자 날씨가 꽤나 매서워 졌다.

그동안 나는 벌써 몇 달 동안 교회 인테리어로 인해 고민만 많이 했지 일은 진전이 안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인테리어를 전부 하는데 드는 필요한 비용의 절반이 채워졌다.

그래서 일단은 할 수 있는 대로 시작해 보기로 하였다. 날은 계속 추워지고 있어서 인테리어 가운데 단일 품목으로는 비용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 냉난방기를 우선 먼저 달기로 하였다.

차거운 시멘트 건물에 냉난방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건물이라도 여름엔 푹푹찌고 겨울엔 시베리아를 연상케 하는 추위가 몰려온다면 사람이 머무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냉난방기 설치가 안되면 건물을 사용 하기가 어렵다. 예전에 교회가 양천구 신월동에 있을때 난방이 안되어 늘 추워서 떨었던 힘든 기억도 냉난방을 먼저 해야 겠다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어떻게 칸을 나누어야 할 지 구조는 정해 놨기 때문에 일단 냉난방기 설치할 위치를 정해 줄 수가 있었다. 문제는 좋은 냉난방업체를 만나[wp-review-posts text=”recent” post_num=”30″ thumb_size=”small”]서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잘 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냉난방기를 설치해 주는 사장님을 참 잘 만났다. 평소 알고 있던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분인데 그는 이곳을 방문해서 견적을 내 보고는 원래 해 주기로 했던 금액보다도 훨씬 싸게 해 주었다.

나는 다른 업체 에서도 냉난방기 견적을 내봤기 때문에 나는 이분이 많이 저렴하게 해 준다는 것을 곧 알 수 있었다. 더욱이 우리 교회에 설치한 냉난방기는 엘지 휘센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것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냉난방기 업체 사장님은 계약금도 받지 않고 일군을 보내어 배관공사를 하게 하고 냉난방기 4대를 예쁘게 달아 주었다. 그리고 이틀에 걸려 일이 다 끝났는데도 그는 연락도 하지 않는다. 설마 공짜로? 하하…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사장님 냉난방기 예쁘게 잘 달렸어요. 감사 합니다. 계좌 알려 주시면 송금해 드릴께요”하고 먼저 문자를 보내서 연락을 했다. 그런데 그는 은행 계좌를 알려 주면서 “20만원 할인해 드릴께요” 하고 문자를 보내왔다.

그런데 이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사하는 분들 가운데 나는 이런 분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처음 계약을 할때 깎아주는 수는 있을 수 있어도 공사 끝나고 남은 잔금을 더 깎아 주다니 말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냉난방기회사 사장님은 CCC맨이었다. 그것은 냉난방기를 설치한 네분의 기사님 가운데 한분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다. 설치 기사중 한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곳에 교회가 세워 진다면서요. 어떻게 구조를 정하셨나요?” 나는 뜻밖에 관심을 가져주는 기사님이 고마워서 발로 그려 가면서 이곳은 예배실, 이곳은 유아실, 이곳은 사무실, 이곳은 세미나실 이쪽은 카페 하면서 열심히 설명을 해 주었다.

그랬더니 그 기사님은 “와~ 정말 기대가 되네요. 이 작은 공간이 얼마나 이쁘게 꾸며질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인테리어가 다 완성되면 사진찍어서 꼭 보내 주세요.”한다. 알고보니 이분은 현재 집사님이었다.

결국 우리는 인사를 트게 되고 이분이 독실한 그리스도인이며 열심 있는CCC맨 인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우리를 선배님으로 깍듯이 대우해 주었다. 우리는 중국 선교에 관련한 즐거운 대화도 나누었다.

그런데 그분이 우리가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 “우리 사장님도 CCC맨이세요.” 아하~ 그래서 냉난방기를 싸게 해 주고도 또 할인을 해 준것일까? 그러나 나는 이분이 왜할인해 주었는지 정답을 곧 알아 차렸다.

그러니까 냉난방기를 설치하기 삼일전쯤인가보다. 페이스북을 보다가 평소 알고 지내던 서울역 근처 동자동에서 쪽방촌 사역을 하는 Y목사님이 올린 소식을 보게 되었다.

쪽방촌 어르신들이 겨울에 드실 김장을 담가야 하는데 이미 들어온 것이 있지만 아직 김장김치 100박스가 더 후원이 들어와야 한다는 소식이었다. 김치 한박스엔 17,000원 이라고 했다.

나는 전에 쪽방촌 교회를 방문하여 설교한적도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가 보았기에 이 사역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가는지 잘 알고 있었다. 좀 돕고 싶었다. 하지만 교회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 내가 여유가 있을리가 없다.

그렇지만 내코가 석자라고 어려운 이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것 같았다. 그래서 쪽방촌 어르신들을 위한 김장김치 10박스 값을 보냈다. Y목사님은 “어려우실텐데… 기도로 갚겠습니다.” 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그리고 삼일 후 냉난방기 설치를 끝내고 설치비용을 추가로 20만원을 할인 받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일에도 하나님께서 개입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쪽방촌 M교회에 김치값 보낸것을 기쁘게 보신 것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 우리는 여러 사람들과 연결되어져서 살아간다. 그리고 내 사정이 어렵다고 하지만 나보다 어려운 사람 또한 항상 있기 마련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은 그래서 나누는 삶이다.

내 필요가 절실할수록 움켜지지 말고 나누어 보라. 성경에 나오는 사르밧의 과부는 가장 가난한 여인이었지만 자신이 먹고 죽을 가루한줌으로 주의 종을 위하여 먼저 떡을 만들어 대접했다.

사르밧 과부의 믿음을 보신 하나님은 기적을 베푸셨고 사르밧과부와 그녀의 아들은 기근으로 인해 굶어 죽을 상황이었으나 구원을 받았다. 가루와 기름이 가뭄기간 내내 떨어지지 않는 기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도 기적이 일어나야 인테리어를 마칠 수 있다. 인테리어에 필요한 비용 절반만 가지고 시작을 했기 때문에 나머지를 하나님께서 채워 주셔야 한다. 그렇다면 먼저 하나님의 기쁨을 충만케 해야겠다.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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