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결과가 다른 두 창고

창고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이 세상의 재물을 쌓아두는 창고이다. 반면 다른 하나의 창고는 하늘창고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결정해야 한다. 이 세상의 창고에 자신의 재물을 쌓을 것인지 하늘 창고에 쌓아둘 것인지를…

한 부자가 있었다. 그는 밭에 소출이(수확)풍성해지자 고민이 생겼다. 소출을 쌓을곳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부자가 생각해 낸것은 자기의 곳간을 헐고 더 크게 곳간을 짓는 일이었다. 그는 곧 그 일을 계획 하고 실행하였다.

그래서 그는 작은 곳간을 헐고 곳간(창고)을 크게 지어 곡식과 물건을 그곳에 쌓아 놓았다. 그리고 그는 만족한 웃음을 흘리며 자신에게 속삭였다. “내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라고…

그때 그를 지켜 보시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눅 12:20-21)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참으로 많은 지인들이 이 세상을 떠나갔다. 며칠전에도 나와 함께 미국의 그레이스 신학교에서 선교학 박사과정을 공부했던 목사이자 선교사님인 분이 소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분은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이제 60대 초반이니 요즘 치는 나이로는 아직 장년인 셈인데 뇌출혈로 그만 이세상을 떠나갔다. 내가 미국에서 만났을때 활발했던 그 선교사님의 모습이 떠 올랐다.

빨간색 렌트카를 타고 다니던 활동적이며 젊음이 풍풍 풍겨지던 그 선교사님의 모습이 기억이 났다. 또 이년 전인가는 미국 롱아일랜드에 있는 ‘예수서원’의 총무를 맡고 있기도 해서 나에게 강의를 들으러 오라고 연락을 해왔다.

그러나 어머니를 모시고 있어 두 사람이 한번에 움직이지 못하는 우리 가정 형편상 나는 남편 K선교사를 가도록 권했다. 그래서 남편은 미국에 있는 ‘예수서원’에 가서 기독교 변증학과 인문학 강의를 듣고 오기도 했다.

이와같이 그 분은 참으로 열정적으로 사역도 하고 공부도 했던 분으로 기억 하는데 갑자기 쓰러져서 소천했다는 소식에 나는 놀라웠다. 사람의 일생이 길은듯 하나 이렇게도 짧구나 다시한번 나는 인생무상을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 우한에서 발발한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세계 곳곳에 나가서 사역하던 선교사님들이 특히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우선 현지병원이 열악하다 보니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소천한 선교사님이 수십명이다.

바로 나의 사돈이 되는 고정정옥 선교사님도 선교지에서 코로나19에 걸려 투병하다가 중증이되어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주일 아침 유명을 달리했다.

고 정선교사님은 다행히 코로나 검사결과 음성이 나와서 제대로 장례식을 삼일장으로 치르게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치료 받을때는 국가지원이 있었으나 코로나가 음성으로 나온후 부터는 모든 치료비며 수술비며 입원비를 직접 내야 했다.

적지 않을 수천만원 병원비에 대한 부담을 느끼며 기도하던 중에 한 권사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정선교사님의 소식을 듣고 도와 드려야겠다는 감동이 권사님 부부에게 왔으니 후원계좌를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튿날 정선교사님의 부인인 곽선교사님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그 내용을 읽어 보면서 나는 감동했다. 왜냐하면 그 권사님 가정도 남편집사님이 직장에서 은퇴한 상황인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금이 나온다 해도 현직에 있으면서 돈을 벌때와 은퇴하고 연금으로 살아가는 것은 많이 다를 것이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하게 큰 금액의 병원비 후원을 해 주신 것이다. 곽선교사님은 고마운 마음을 나에게 전달해 주었다.

“나목사님 안녕하세요? 즐거운 추석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S집사님, K권사님께서 사랑과 기도로 두 번의 후원금을 헌금하셨습니다. 처음에 200만원과 주일날 100만원을 또 하셨습니다. 정선교사 치료비에 정말 큰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더욱 선하고 좋은 것으로 집사님과 권사님께 채워주시고 늘 강건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K권사님 부부가 후원금을 보낼때만 해도 치료비 목적으로 후원을 한 것이다. 그런데 두 주 후에 고정선교사님이 소천을 하셨으니 이제는 밀린 병원비와 장례비가 필요하게 되었다. 어찌됐든 병원에는 비용을 내게 되어 있다.

고 정선교사님 문상을 다녀오면서 나는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한 K권사님 부부를 생각했다. 이분들은 창고를 이 땅이 아니라 하늘에 지어논 분들이구나. 가장 확실한 창고에 재물을 쌓고 있는 지혜로운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더욱이 가난한 선교사를 도왔으니 천국에 갔을때 선교사의상을 함께 받을것이 분명했다. 주님은 작은 소자에게 물한그릇을 대접해도 예수님에게 한것이라고 했는데 하물며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선교하던 선교사님에게 한 것이랴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의 결말에 대해서는 이미 성경에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때문에 선한 일을 하는 것도 항상 기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선한 일을 하라는 어떤 감동이 올때는 하나님께서 그 사람에게 복을 주기 위해 주시는 것이다. 감동을 주신 하나님께 순종하고 안하고는 전적으로 우리 각자의 몫이지만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K권사님 부부처럼 선한 일엔 언제나 선두가 되는 삶을 살자. 이세상 창고처럼 도적이 들거나 벌레가 먹는 허망한 창고에 재물을쌓지말고 누구도 훔쳐가지 못하는 영원한 상급이 약속된 하늘창고에 쌓아두자.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들라 곧 하늘에 둔 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거기는 도둑도 가까이 하는 일이 없고 좀도 먹는 일이 없느니라(눅 12:33)”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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