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칼럼] 한국교회, 빌리 그래함 향수 뛰어 넘어야…

한국교회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빌리 그래함의 향수를 뛰어넘어야!
광야에 임한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

지난 6월 3일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를 앞에 두고 필자는 이 대회를 주관하는 큰 교회들을 방문하여 함께 예배를 드리며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1973년 6월 3일 50년 전 여의도 광장에서 전도대회가 열릴 때 필자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고 지방에 있어서 참석을 못 했지만, 주변의 열성적인 어른들은 참석하기도 했었다.

사실 그 전부터 한국교회는 부흥 집회를 많이 하였는데 그때마다 성령의 바람이 불씨처럼 번졌고 어머니, 누님 세대들은 성령의 역사와 은혜를 사모하여 이불과 취사도구까지 싸 들고 부흥회가 열리는 교회가 있으면 수 십리 길을 아랑곳하지 않고 찾아다니던 생각이 난다. 그런 타는 목마름과 사모함 속에 걸출한 복음 전도자 빌리 그래함 집회가 맞아떨어져 대성공을 거두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 세월이 흘러 강산이 5번씩이나 바뀐 지금, 그때와 달라진 것이 너무나 많았다. 먼저는 까까머리 소년이 목사 선교사가 되어 이방 나라에 가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하나님의 종이 되었고 원조를 받던 빈국, 대한민국이 부국이 되어 세계 곳곳에 3만여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50년 전 빌리 그래함 전도 집회에 참석 못 했던 한과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 그 이름의 향수가 겹쳤던 것일까? 필자는 이른 아침부터 전철을 타고 서둘러 일행과 왔으나 벌써 1만 명의 찬양 대원들은 자리를 잡고 있었고 큰 교회들은 이미 수만 석을 잡아놓아서 이리저리 밀려다니다가 간신히 무대가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쪽에 자리를 잡을 수 있어서 온종일 이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하게 되었다. 하지만 선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심사숙고 끝에 펜을 들었다.

이번 집회를 제목 그대로만 평가한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기념대회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8만 인파를 거뜬히 수용할 수 있는 웅장한 월드컵 스타디움 자체가 여의도 아스팔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고 사방에 둘러친 초대형 스크린이며 음향장비는 무대에서 100m가 넘는 곳과 사각지대에서도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으며 IT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교계의 내로라하는 복음송 가수들과 아이들의 찬양과 율동, 급조한 1만 성가대가 멋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헨델의 메시야 할렐루야를 부를 때 운집한 청중들은 모두 일어서서 눈물로 합창을 하는 가슴 벅찬 순간도 있었으며 대한민국 윤석렬 대통령이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고 오세훈 서울 시장, 김동연 경기지사는 그 자리에서 감격스럽게 축사를 하여 나름 기독교의 위상도 세웠으며 각 교단 총회장들과 유명 정치인들의 모습도 화면에 비치었다. 이 모든 것들이 그전에 없었고 누리지 못한 것들이었다.

마지막 화룡점정, 대미를 장식해야 할 설교 시간이 다가와 드디어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단에 섰을 때, 모두 숨을 죽이는 정적이 흘렀고 그 당시 39세로 통역을 했던 김장환 목사가 누구보다 더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누가 아드님 그래함 목사의 설교가 어떠했느냐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흠 잡을 데 없는 복음적인 설교였다고 말하고 싶다. 지상교회는 완전하지 않고 어떤 설교도 완벽한 설교는 없다.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새 신자에게 모든 초점을 맞춘 나머지 기존 신자들과 코로나의 역경을 딛고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가자는 캐치프레이즈를 살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코로나 이후 세계 최초로 제일 많이 모인 군중 집회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으로 몰려 왔을까?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마 11:7~9)

사실 필자는 거기에 울부짖으러 갔었다. 함께 두 손 모아 탄핵정국 이후 진영 간 분열된 대한민국을 끌어안고 또 코로나로 무너진 제단을 수축하고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 복음 통일, 세계선교에 앞장서는 재도약의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님 앞에 목놓아 통곡하고 싶었고 성령의 터치하심을 사모하며 갈망했었다.

“여러분! 하나님은 대한민국을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여러분들을 쓰실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참으로 훌륭한 믿음의 조상을 두었습니다. 쇄국정책 가운데서도 순교의 각오로 복음을 받아들였고 일제 치하 모진 고문 속에서도 생명 바쳐 믿음을 지켰고 6.25로 폐허가 된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50년 전 저희 아버지의 여의도 전도대회 이후 대한민국 교회는 괄목할 만한 부흥을 이루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여러분들과 함께하시는 증거이며 성령의 역사하심입니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제사장 나라가 될 것입니다. 분열된 갈등이 하나로 치유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며 앞으로 세계선교에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게 될 것입니다. 멀지 않아 북한이 무너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복음 통일을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 통일 한국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여러분 힘을 내십시오! 더욱 깨어 믿음으로 기도하십시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성령을 한량없이 부어 주실 것입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들은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여러분들과 함께하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이런 비전과 위로, 소망의 메시지를 기대하며 상암동으로 발을 옮긴 자들과 TV 앞에서 생방송을 지켜본 자들이 비단 나만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주님 앞에서 어린아이와 같이 목놓아 울부짖으며 통곡하고 싶은데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봉숭아 씨를 톡 쳐주는 마지막 화룡점정, 그 한 펀치가 끝내 아쉬웠다.

마무리 기도시간에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가자며 모두 모세의 지팡이를 높이 들어 올리며 외쳐 보았고 좁은 틈새에 무릎을 꿇으며 힘찬 함성으로 기도하였지만 이미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국교회는 이제 빌리 그래함 50주년의 기념을 뛰어넘어야 하며 더 이상 그 향수에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50년 후 빌리 그래함 100주년 기념대회를 한다면? 다음 세대가 성령 안에서 기도하며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명심할 것은 성경대로 황량한 광야에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 임재가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3년 06월 10일 남아공 김현태 선교사

김현태 선교사(남아프리카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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