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 칼럼] 수국이 만발한 제주에 가다

인생은 날마다 새 날이다. 같은 일을 습관적으로 하며 살아가기도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내가 살던 곳을 떠나 다른곳으로 가거나 여행을 떠나면 금방 새로운 문물 또는 문화와 환경을 접하게 된다.

나는 제주에 간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제주도에 갔었다. 심지어 어머니를 모시고 완도로 내려가서 배에 자동차를 싣고 제주에 가서 아예 한달넘게 휴양을 하다 온 적도 있다.

아마 남편과 나의 일생에 어머니를 모시고 42일간이나 제주여행을 다닌 일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4년전쯤 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배에 자동차를 싣고 갔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제주시를 누비고 다녔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다 둘러보고 여러 관광명소를 다녀 보았다. 그런데 이번에 제주여행에서 처럼 수국꽃이 만발한 것은 처음보았다. 뭍에서는 수국은 꽃중의 꽃처럼 대접을 받는다. 아기 머리만한 커다란 수국 딱 한송이를 15천원, 혹은 2만원씩 받는다.

큰딸이 수국을 좋아해서 가끔 제 남편으로부터 수국꽃을 선물을 받는다. 종종 커다란 수국 한 송이를 선물로 받았다며 이게 한송이에 얼마라고 딸이 알려주어서 나도 수국이 그렇게 비싼 꽃인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제주 여행컨셉은 ‘수국과 함께’한 여행이라고 해도 좋을만 했다.

우선 우리가 숙소로 택한 제주유스호스텔 에 들어서자 마자 정원 이곳 저곳에 무더기로 피어 있는 소담한 수국들이 우리 일행을 반겨 주었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색상인 보라색과 같은 계열의 고급스러운 파스텔톤 수국꽃이었다.

“아유~ 저 수국좀봐 정말 탐스럽고 예쁘네” 나는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수국은 정원 곳곳에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 어느곳은 돌담장을 아예 수국꽃이 감싸고 있기도 하였다. 제주에 수국이 원래 이렇게 많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튿날 관광을 갔던 자연휴양림 입구의 길에도 하연수국이 탐스럽게 활짝 피어서 찾아오는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다음에 간 혼인지(婚姻池)에도 온통 정원가득 수국천지였다.

크라우드1 리더십 세미나겸 수련회로 간 이번 제주여행은 그래서 수국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여행이 되었다. 제주에 도착한 첫날 저녁엔 강의도 좋았다. 크라우드1에서 제일 영향력있게 강의하는 L수석강사도 만났다.

다른 인상 깊었던 강사는 60대 초로의 H 리더였다. 그는 참으로 질곡깊은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38년간이나 구두를 닦았지만 그는 마침내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존경을 받는 리더의 삶을 살고 있었다.

단순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삶을 살고 봉사하는 삶을 살므로서 인생의 향기를 진하게 발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또한 강인한 도전 정신으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삶의 자세 또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내었다.

사실 나는 이번 여행에 참석할만한 직급도 아니었다. 그런데 뜻밖에 초대를 받았다. 하지만 처음엔 좀 망설였다. 가야할까? 말아야할까? 그러다가 참석하기로 결정하였다. 여행과 새로운 도전은 늘 배우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는 것을 남편 혼자 하게 맡겨두고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2박3일의 여행을 다녀 온다는 것 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남편은 다녀 오라고 했다. 늘 아내를 배려하는 그런 심성을 남편은 가지고 있다.

대부분 그곳에 참석한 분들은 그룹별로 참석해서 서로 아는 사람들과 함께 모든것을 함께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는 혼자 참석 했기에 어울릴만한 사람도 없었다. 식사를 하거나 관광을 할때 몇 몇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 안면을 트고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였다.

반가웠던 것은 중국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둘이나 만난것이 기뻤다. 중국인으로 한국에 귀화해 한국인이 된 분들이었다. 오랫만에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며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나에게 있어서 중국은 제2의 고향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틈만나면 다시 중국에 들어가고 싶어 안달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매년 적어도 한번 혹은 두번을 들어가던 중국에 코로나로 인해 못들어간 지가 일년반을 넘었다. 언제나 들어가게 될 지…

그 외에도 여러 친절한 분들을 만났고 서로 소통했지만 대부분 혼자 온 사람들은 없고 팀으로 와서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을 수 있었다. 덕분에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면서 나름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자연 휴양림의 숲과 나무 길과 연못, 조각들을 사진에 담았고, 혼인지의 초원과 수국을 사진에 담았다. 섭지코지라는 바닷가 관광명소에서는 바다를 힘껏 담아 보려고 파노라마로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에 걸맞는 ‘동경의 바다’라는 시도 한 수 지어 보았다. 특히 이번 제주 여행에서는 멋진 건축물인 ‘글라스하우스’ 를 만난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방두포등대 바로 옆에 바다를 바라보며 지어진 두 날개를 가진 건축물이다.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글라스 하우스는 레스토랑과 갤러리 커피숍까지 갖추고 있어서 섭지코지를 찾아오는 제주 관광객들에게 쉼을 선사하고 피로를 풀어 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도쿄대학 건축학 교수이며 하버드대학교 객원 교수였던 안도 타다오는 1995년 프리츠커상(매년 건축 예술을 통해 재능과 비전, 책임의 결합을 보여주어 인류와 건축 환경에 일관적이고 중요한 기여를 한 생존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통한다. -지식백과-)을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이다.

글라스 하우스는 정말 독특한 설계로 마치 공중에 양날개로 떠있는것 같아 보이는 건축물이다. 누구라도 섭지코지에 간다면 이곳에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것만 같은 매우 호감가는 건축물이다.

나도 커피숍에 들어가서 아이스카페라떼를 한잔 시켰다. 커피숍 창가에 앉아서 바라보는 바다와 아기자기한 잔잔한 꽃들이 만발한 예쁜 정원을 바라보고 있자니 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이번엔 같이 온 팀들과 함께 움직여야 해서 나는 시간상 글라스하우스를 다 둘러보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다음에 다시 제주에 와서 섭지코지를 찾을때는 여유있게 갤러리도 둘러보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제주 여행은 크라우드1 한국팀의 결속을 다지고 위로의 시간도 갖도록 배려 되어서인지 제주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들도 끼니때마다 먹어서 좋았다. 회정식, 옥돔정식, 보말미역국과 고등어구이정식, 흑돼지고기 구이, 갈치조림, 고기국수등이다.

이번 여행에서 많은 분들이 수고를 하였다. 많은 경비를 내어 이 행사를 주최한 크라우드1 한국대표 부부와 행사진행을 맡은 몇몇분은 정말 수고를 많이 했다. 사람들이 모이면 창조주 하나님이 부여한 각각의 달란트가 빛난다.

그리고 나와 룸메이트였던 J는 이번 제주여행의 모든 것을 자신의 개인 TV에 촬영을 했다. 관광버스로 이동을 할때마다 TV화면에 비추어 보여 주어서 방금 지나온 추억의 여정을 복습해 보도록 해 주어 한껏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그외에도 천부적인 춤과 노래의 재능을 갖춘 분들의 개그와 노래와 춤은 분위기를 신명나게 만들었다. 그런가하면 밤잠도 못자고 크라우드1 사업의 발전을 위해 본사에서 보낸 새로운 메세지를 받고 고심하는 한국크라우드1 대표격인 C의 고뇌도 보았다.

어떤 일이든 희생없이 되는 일은 없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고서야 여러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린다. 가정이든 사회든 크고 작은 기업이든 불구하고 반드시 그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있고서야 그 공동체는 발전을 하는 것이리라

수국만발한 이번 제주여행은 나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시어머님 간병에 내가 힘들어져 있었을 때여서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포항의 지인이 자신의 집으로 와서 며칠이라도 머물며 쉬어 가라고 하던 참이었기에 더욱 적절한 시간이 아니었나싶다.

여행에서 돌아올 아내를 틀림없이 마중나올 남편을 위해서 공항에서 찹쌀모찌 여섯개가 든 작은 선물상자를 샀다. 쑥과 호박의 찹쌀피에 팥이 가득들은 찹쌀모찌를 먼저 한개 먹어 본 후에 맛이 있어서 산 것이다. 집에서 나를 기다리는 식구들을 위한 나의 배려이다.

이제 제주에서 힐링하고 돌아왔으니 또 나에게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아름다운 색상의 수국의 그 풍성한 자태가 눈앞에 아롱거린다. 파란 물감을 탄듯 파랗게 출렁이며 하얀 파도가 부서지던 바닷가의 절경도 내마음에 폭 담겨서 왠지 쉽게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여행을 위하여 배낭이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 이는 일꾼이 자기의 먹을 것 받는 것이 마땅함이라(마 10:10)

나은혜 선교사(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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