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칼럼] 사역의 현장에서 치룬 영적 전쟁…

남아공 김현태 선교사 / 19기 민주평통 자문위원

[내가 주를 의뢰하고 적군에 달리며 내 하나님을 의지하고 담을 뛰어 넘나이다] (시18:29)

남아공에 Covid19이 상륙한 지가 벌써 1년 6개월이 흘러가고 있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가 선교사의 삶과 사역의 현장은 물론, 나라 전체 시스템을 바꾸어 놓았다. 선교사 가정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두 내외가 약 한 달간 죽음을 넘나드는 사투를 벌였고 하나님의 은혜로생명을 연장받아 사역에 다시 복귀하여 덤으로 얻어진 삶을 감사함으로 살고 있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핍박을 받으리라 악한 사람들과 속이는 자들은 더욱 악하여져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나니] (딤후3:12~13)

이 말씀처럼 지금 코로나 시대에 예배에 힘쓰는 자들과 악법을 반대하는 자들이 더 핍박을 받고 악한 사람들은 더 악해지고 무자비해져 가고 있는데 마지막 때 고통하는 시대가 온다고 하는 때가 바로 이때가 아닌가 싶다.

소식에 의하면 남아공은 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3백만 명 8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어디가 끝인지?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나라 경제는 침체 되고 치안은 점점 더 불안해지고 무엇보다 선교현장은 생계를 위한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사람들의 인성과 인심은 더 피폐해져 가고 있다.

이곳은 오후 5시 정도만 되면 상가는 문을 닫기 시작하고 저녁 8시면 거리는 온통 적막강산으로 변한다. 그래서 한인들은 저마다 학생들이 공부하기 참 좋은 곳이라고들 하는 데 학교 공부를 마치면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6월 말경 비가 오는 어느 날 밤에 전화벨이 울렸다. 특별히 밤중에 전화벨이 울리면 사역지 교회나 성도들에게 무슨 일이 있지나 않은지? 하고 선교사는 일단 긴장하며 전화를 받게 된다. 전화의 주인공은 선교사 집에서 50리 넘게 떨어진 아주 열악한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사역을 하고 있는 마웨투(35)였다.

무슨 일이지? 하고 전화를 받는 순간 통곡에 가까운 그의 소리가 들렸다. “Mfundisi(목사님!) 제가 지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순간 집안에 강도가 들어 큰 변을 당한 줄 생각했었는데 계속해서 이런 말이 들린다.

“목사님! 전 무작정 집에서 나와 거리를 방황하고 있습니다. 오늘 밤 목사님 댁에서 잤으면 합니다. 이쪽으로 와 주실 수 있습니까?” “왜? 무슨 일이 있나?” 하는 물음에 그의 대답은 이랬다.

“목사님! 아내와 다투고 나왔습니다. 아내에게 남자친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집에 있으면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서 뛰쳐 나왔습니다.”

낯선 지역이라 대충 만날 장소를 약속하고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자동차 키를 들고나오는데 “이 밤에 어떻게 그 위험한 곳으로 혼자 가는 것을 볼 수 있느냐”며 아내도 따라나섰고 그래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호신용으로 개도 뒷자리에 태웠다.

시동을 걸고 시계를 보니 11시 51분, 바깥은 칠흑같이 어둡고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있는데 얼마 달리지 않아 안개가 구름처럼 올라와 시계(視界)를 가려 안 그래도 야간운전이 취약한 사람에게 그야말로 드라이브하기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여보! 이 밤에 우리가 왜 이렇게 해야 하지?” 잔뜩 긴장한 아내가 툭 던진 말인데 충분히 공감이 갔는데 왜냐하면 집을 나서며 선교사 자신도 생각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사람을 살리고 한 가정을 살리고 한 교회를 살리려면 이런 것쯤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어설픔을 떨치고 집을 나서 안개 속 빗길을 엉금엉금 달리고 또 달렸다.

동네 가까이 올 무렵 “옷이라도 흰옷을 입었으면 발견하기라도 쉬울 텐데 이 시간에, 이런 날씨에 다른 사람이 보인다면 그는 분명 도둑이 아니면 강도일 것이다” 이런 마음이 들 즈음, 마침 아내가 마웨투를 발견하여 차에 태웠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올 때와는 정반대의 기분이었다.

새벽까지 우리의 대화는 이어졌는데 마웨투는 부인이 다른 남자와 나눈 대화를 증거로 보여주면서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한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을 먹고 또다시 그의 얘기를 들어주고 권면하기를 몇 번, 저녁엔 그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는데 마음이 많이 풀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를 붙잡고 다시 한번 교훈을 하며 간절히 기도를 하고 집으로 돌려보낸 후 궁금하던 차, 이틀 후 그에게 전화가 왔다.

“목사님! 아내와 잘 해결이 되었고 아내가 다시는 안 그러기로 약속을 하고 다시 살기로 했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그래 감사하고 다음엔 온 식구 주말에 와서 쉬어가고 그때는 부인에게도 따끔한 교훈을 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마웨투의 가정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서 교회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고 주중에 사택과 교회에 와서 여러 일을 돕고 있다.

그리고 그는 선교사 집에 와서 부인이 선교사에게 따끔한 회초리 맞을 그 날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 8:28)

앞으로 선교지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선교사를 사용하시고 역사하실지 자못 기대가 되고 항상 준비하고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겠다는 마음의 각오를 새롭게 하게 된다.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시50:15)

2021년 8월 11일 남아공 김현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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